“中 공산당, 미국 언론을 동원해 션윈 공격…자유 훼손” 美 매체의 경고

미국 매체가 중국공산당의 달라진 외국 침투전술에 대해 경고했다. 직접적으로 공격에 나섰던 과거와 달리, 뒤로 물러선 채 현지 유력 언론매체를 내세워 공산주의 중국과는 다른 비전을 제시하는 개인 혹은 단체를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중국공산당, 미국 언론을 동원해 션윈 공격’이라는 기고문을 통해 “중국공산당은 직접적인 탄압으로 션윈을 문 닫을 수 없게 되자, 뉴욕타임스 같은 미국 언론 매체를 통해 션윈을 공격하게 하는 등 훨씬 더 교활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션윈은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중국 고전무용 공연단이다. 2006년 설립 이듬해부터 매년 세계 순회공연을 다니고 있으며, 현재는 8개 공연그룹으로 성장해 동시에 세계 곳곳 무대에 오르고 있다. 션윈 측에 따르면 지난 시즌에는 36개국 200개 이상 도시에서 수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만났다.
흔히 중국공산당의 침투라고 하면 정치·경제 분야만을 떠올릴 수 있지만, 브라이언 태프가 기고한 이 글에 따르면 문화와 종교의 자유 역시 주된 침투 분야다. 문화와 종교는 인간의 영혼과 정신에 깊게 관계돼 있으며 공산주의 침투에 맞서도록 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중국공산당은 수십 년 동안 전통문화를 말살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려 노력해 왔다”면서 “이러한 공세에 맞서 싸운 단체 중 하나가 바로 진정한 중국 전통을 되살리는 데 전념하는 공연 예술 단체인 션윈”이라고 밝혔다.
션윈의 주요 공연 분야가 중국 전통문화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나 중국인, 중국계 미국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기고문의 요점이다.
외국의 독재정권이 미국인들의 시선을 피해 언론을 움직여 그 독재정권에 따르지 않는 이들을 침묵시키고 더 나아가 그들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을 형성한다면 이는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자 자유민주주의라는 미국의 기반을 흔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기고문에서는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들이 들을 수 있는 것과 들을 수 없는 것을 결정하도록 허용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공산당, 처음부터 전통문화 파괴하고 ‘신문화’ 주입
중국공산당은 혁명 당시 전통문화, 문예공연을 낡은 유물로 여겨 파괴하면서 공산주의 사상을 담은 공연과 문화예술만을 허용했다. 이를 통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른바 ‘혁명 정신’이 스며든 인민군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간설화 ‘백모선고(白毛仙姑)’를 토대로 만들어진 1940년대 가무극 ‘백모녀(白毛女)’다. ‘백모선고’는 원래 중국 서북부 산시성과 북부 허베이 지역에서 전해지던 유명 민간설화다. 백발의 선녀가 정의를 수호하고 악을 벌한다는 내용이다.
‘백모녀’는 이러한 원작을 ‘악랄한 지주’ 대 ‘선량한 농민’의 계급투쟁 구도로 만든다. 백발 여인이 원래는 평범한 농민 여성이었으나, 지주에게 강간당하는 등 횡포를 겪다가 산으로 달아나 극심한 고통 속에 생활하다가 머리가 새하얗게 셌다는 설정이다.
기존 유명 고전작품 속 캐릭터를 비틀어서 정치적 올바름(PC) 캐릭터로 뒤바꾸는 일이 1940년대 마오쩌둥 시절에도 있었던 것이다. 이는 “문학과 예술은 노동자, 농민, 군대와 결합해야 한다”며 문예작품을 계급투쟁에 이용하라는 마오쩌둥의 지시에 따른 것이기도 했다.
‘백모녀’의 주인공은 소작농이었던 연인이 중국공산당 야전군 ‘팔로군’과 함께 돌아오면서 구원을 받고, 그녀를 괴롭혔던 지주는 마을회의, 즉 인민재판을 통해 처벌을 받는다. 공산당은 지주에게 탄압받는 농민의 구원자라는 노골적인 정치선전을 담고 있다.
극의 주제곡은 “낡은 사회(전통 중국)는 사람을 귀신으로 만들지만, 새 사회(공산주의 신중국)는 귀신을 사람으로 되돌린다”이다. 공산당이 때려 부수고 있는 낡은 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일으키고, ‘공산주의 신(新)중국’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품게 했다.
‘사람을 귀신으로 만드는’ 낡은 사회를 상징하는 지주 연기가 얼마나 악랄했는지, 객석에서 지주 역 배우를 향해 총을 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다. 심지어, 1945년 제4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기간 공연장을 찾은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배우들과 악수했지만, 마오쩌둥은 지주 역 배우와는 악수하지 않았다는 언론 기사도 있다(중국망, 2012년 7월 4일 자).
백모녀는 당시 공산당 소속 예술가들이 총력을 기울여 만든 작품으로, 공산당이 점령한 ‘해방구’의 상징적 공연으로 자리 잡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노래와 춤으로 이뤄진 가무극답게 1965년에는 ‘상하이 무용학교’에서 발레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션윈의 전통문화가 중국인과 국제사회에 갖는 의미
중국공산당은 영화와 공연 등을 통해 중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다. 차이나 머니가 대량으로 흘러 들어간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때 영화의 맥락과 맞지 않게 중국인 배우들이 빠짐없이 등장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중국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른바 오늘날 ‘중국 문화’로 포장되어서 전해지고 있는 것은 실상 중국공산당이 전통문화를 파괴해 겉모양만 남기고 그 속은 공산주의와 계급투쟁 이념으로 바꿔치기한 ‘가짜 중국문화’다.
중국 당나라 황실을 권력에 대한 욕망과 광기, 패륜으로 얼룩진 곳으로 묘사한 장이머우 감독의 ‘황후화’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탕징위안 등 중국공산당에 비판적인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대였던 당나라 시대에도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음모와 술수가 난무했다고 깎아내리는 한편 중국공산당의 권력 암투와 부패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라고 혹평한다.
“중국공산당의 손길이 닿는 모든 문예작품에는 권력 안정과 독재 정당화, 계급투쟁을 기반으로 하는 공산당 문화를 주입하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 이들 평론가들의 경고다.
션윈은 ‘중국’이라는 탈을 쓴 공산당이 국제사회를 향해 영향력을 확대하던 2000년대 후반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는 션윈은 중국에서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파룬궁 수련자들이 다수 합류하면서 순수한 중국 전통문화를 보여주겠다는 소명의식을 품었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계에 입김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이그재미너 기고문에서 “션윈은 기업 스폰서로부터 단 1달러의 지원도 받지 않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고 밝혔듯이, 션윈은 달랐다.
“션윈의 사명은 중국 공산당이 지독하게도 없애려고 했던 5천 년의 진정한 중국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자)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 극장들에 공연을 취소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비방 캠페인을 벌이고, 심지어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션윈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패하자, 중국 공산당은 미국 언론을 무기로 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했다.”
그 선봉에 선 미국의 주류매체가 독보적인 저널리즘을 대표해 온 뉴욕타임스라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기고문에서는 “뉴욕타임스가 오래전부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이념에 대해 호의적 태도를 보여 왔다”며 “중국 공산당의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에 압력을 가해 자체 검열을 하도록 하고, 거액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기업들을 동원해 영화계와 언론이 중국을 비판하지 않도록 하면서 중국 공산당에 이익이 되는 이야기들을 보도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화계뿐만 아니라 미국 전미농구협회(NBA)와 실리콘 밸리의 IT 기업들은 거대한 중국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얻기 위해 중국공산당의 요구에 거듭 굴복하며 원칙을 버리고 이익을 택하고 있으며, 문화교류를 내세운 공자학당은 미국의 교육계와 대학을 상대로 한 중국공산당의 침투 교두보가 되고 있다고 기고문은 지적했다.
또한 이런 가운데, 미국의 자유를 수호해야 할 언론이 중국공산당의 논리를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면, 이것은 미국에서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 기고문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션윈이 겪고 있는 일은 중국(혹은 중국인)만의 일이 아니며, 미국(과 미국인)에도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적대세력이 이 나라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결정하도록 허용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자유 국가가 아니다. 이런 일이 계속 방치된다면, 심각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대책도 제시했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엄격하게 집행해 중국공산당의 선전에 부역하는 언론인과 언론사 경영진을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외국대리인등록법은 외국의 이익을 대표하는 개인·단체에 그 나라의 이익을 대표한다고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에게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어떤 한국의 개인, 단체 혹은 기자가 중국의 이익을 대표한다면 ‘중국의 이익을 대표하고 있다’고 밝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는 외국대리인등록법 같은 법이 없지만 미국과 호주, 영국, 러시아에는 같은 법이 제정돼 있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해 7월 정식 공포됐고 캐나다는 지난해 법안이 상정됐다. 호주의 경우, 직접 국가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중국을 겨냥해 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은 내용만 봐서는 강력해 보이지 않지만, 나치 독일의 미국 내 선전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보호장치로 인식된다. 적대적인 외국이 언론의 자유를 악용해 자국민에게 이념 선전을 할 수 없도록 막기 위해 고안됐다.
기고문의 저자는 이란계 미국인으로서 미국 사회와 언론을 겨냥해 논평했지만, 한국의 현대사를 그린 작품에서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경계하는 인물들은 늘 악랄하고 무자비하게 묘사되고, 사회주의 이념을 추구하는 이들은 정의롭고 인간미를 지닌 것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면 그의 주장이 우리와 무관하게만 들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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