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컴백’ 직면한 中, 일본과 관계 개선 잰걸음
중국 베이징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12.25 | AP/연합 25~26일 베이징서 외무장관 회담, 내년 왕이 방일 추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도 검토…“중국이 먼저 요청”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내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과 관련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일본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8월 금수 조치 1년 반 만에 태도를 바꿨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점이다. 중국은 일본의 금수조치 해제 요청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검사 허용을 요구했고, 지난 9월 일본 측과 합의하에 IAEA 틀 안에서 표본을 채취해 검사해 왔다.
같은 달 중국과 일본은 중국 측의 검사를 조건으로 수산물 수입의 단계적 재개를 합의했다.
이후 중국은 독자적인 검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핵 오염수’라는 주장과 달리 일본의 원전 처리수 방류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처리수 방류에 관한 제3차 전문가 회의를 개최했는데, 닛케이에 따르면 회의 개최를 먼저 요구한 것은 중국이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에 중국이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닛케이 보도가 나온 당일, 중국 외교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중일 양국 외무장관 회담 개최 소식을 알렸다.
실제로 25~26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내년 상반기 일본에서 고위급 경제 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움직임은 올해 초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 지난여름 중국 조사선의 일본 영해 침범과 비춰보면 매우 극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최근 반일 감정이 치솟으면서 민간인들의 일본인 공격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9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괴한의 흉기에 찔려 다쳤고, 앞서 6월에는 장쑤성 쑤저우시에서는 하교하던 일본인 아이와 어머니 등 3명이 중국인 남성의 흉기 기습을 받았다.
RFA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과 중국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벌여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평가는 87.7%가 “부정적”으로, 같은 기관에서 지난 2023년 실시한 조사 때보다 무려 24.8%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내년 1월로 예정된 트럼프 2.0 행정부 출범이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가운데, 이미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중국이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일본에 15일 단기 방문 비자 면제 조처를 시행했다. 일본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
한국에 대해서는 돌연 비자 면제 조처를 시행한 것도 모자라,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하는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쌍방적 조치가 아니라 일방적 혜택 제공이었다. 역시 한국인 관광객들이 다수 방문해 침체한 내수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긴장 관계에 있는 호주에 대해서도 무역 보복의 하나로 수입 금지했던 랍스터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호주가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독립적 제3자 조사를 요구하자, 강하게 반발하며 호주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품목은 수입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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