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구설에 오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향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쓴소리를 했다. 정몽규 회장이 회장직에 4연임을 강행할 경우 승인을 불허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유인촌 장관은 26일 한 방송사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정몽규 회장이 4연임에 나설 경우에 대해 “원칙적으로 2번 이상 못 하게 돼 있다”며 “3연임을 할 때도 스포츠공정위원회 허가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번에도 똑같이 그런 절차를 (정몽규 회장이 도전한다면) 밟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 당시 정몽규 회장과 상임위원들 간 ‘거취’ 논쟁이 불거진 데 대해선 “그 자리에서 당장 ‘사퇴하겠다’ ‘안 하겠다’ 얘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잘 정리해서 판단하겠다고 했으니 지금 많은 고민과 심사숙고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국내 축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정몽규 회장의 축협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해임 후 홍명보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여론의 비난을 샀다.
이 과정에서 전 축협 위원을 지낸 박주호 전 선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히며 여론의 시선이 더 쏠렸다. 홍명보 감독과 함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호흡했던 박지성 전 선수와 이천수 전 선수, 이영표 전 선수 등도 박주호 전 선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월드컵 예선전 앞두고 ‘가시밭길’ 직면한 정몽규 회장
유 장관으로부터 사실상 경고장을 받은 정몽규 회장의 향후 행보는 가시밭길이 될 거라는 후문이다.
정 회장이 이끄는 축협은 지난 24일 치러진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에서 상임위원들로부터 ”동네 계모임보다 못한 조직“이란 평가를 들어야 했다. 안 좋은 평가를 털어내기도 전에 오는 30일 홍명보 감독은 10월 A매치 기간(10월 7~15일)에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4차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2일 문체부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한다.
이와 동시에 정몽규 회장은 문체위 중간 발표 후 다시 국회로 출석해야 한다. 국정감사 기간(10월 7~25일) 문체위는 정몽규 회장을 10월 22일 대한체육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 입장에선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출석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