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월즈 가족도 트럼프 지지’ 사진 화제…월즈 측 “먼 친척”

지난주 미국 대선판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의 가족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되며 눈길을 끌었다.
이 사진에는 ‘네브래스카의 월즈 가족은 트럼프를 지지한다(Nebraska Walz’s for Trump)’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8명의 남녀 모습이 담겼다. 뒤편에는 ‘미국을 되찾자’는 트럼프 캠프 대선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은 ‘월즈 가족’은 맞지만, 팀 월즈와 가까운 가족은 아니었다.
사진을 최초 공개한 보수성향의 기업가 겸 정치인 찰스 W 허브스터 측 대변인은 본지 계열사인 NTD 방송에 “사진은 진짜”라면서도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해 ‘팀 왈즈 후보 할아버지의 형제인 프란시스 왈즈의 후손들’이라고 밝혔다. 한국으로 치면 6촌쯤 되는 친척들이다.
지난 2022년 네브래스카 주지사 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지만 후보 지명에 실패한 경력의 허브스터 측은 해당 사진을 공개한 게시물에 “네브래스카에 있는 팀 월즈의 가족이 당신에게 뭔가를 알리고 싶어 한다”는 글을 적었다.
사진 속 주인공들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지지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우리 가족은 모임을 가졌고 트럼프와 JD 밴스를 지지하는 티셔츠를 제작해 단체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사진을 친구들과 공유했고, 사진을 게재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허브스터 측의) 요청에 동의했다”며 “우리는 네브래스카의 월즈 가족이며 팀 월즈 주지사와는 할아버지끼리 형제”라고 설명했다.
팀 월즈 후보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반응을 삼가는 모습이다. 다만, 월즈 후보의 여동생인 샌디 디트리히는 사진 속 사람들을 처음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디트리히는 “친한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을 모른다”며 먼 사촌쯤 되는 인물들로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대통령 혹은 부통령 후보의 가족 또는 친척이 후보와는 다른 정치적 견해를 나타내거나 후보와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카인 프레드 트럼프 3세는 최근 출간한 책 ‘올 인 더 패밀리: 트럼프와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나’에서 “삼촌(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또 다른 조카 메리 트럼프는 블로그에 해리스를 두둔하는 글을 남겼다. 그녀는 “트럼프의 최악 악몽이 현실이 되고 있다. 늙고 인종차별자인 백인이 젊고 강한 흑인 여성에게 당하는 것”이라고 썼다.
무소속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가 경합주에서 사퇴하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민주당 출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가족들로부터 비난 성명을 들어야 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여동생인 케리 케네디 등 케네디 가문 소속 5명은 “우리는 해리스와 월즈를 믿는다”며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오빠의 결정을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집안도 정치적 견해 차이를 나타냈다.
오바마의 이복형인 케냐계 미국인 말릭 오바마는 지난 4일 “나는 등록된 공화당원”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다”고 밝혔다.
말릭은 민주당에 대한 좌절감을 이유로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에 투표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 간 대선 토론 때 트럼프 측 초청으로 참가한 바 있다.
* 이 기사는 레이철 아세나스가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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