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년층, 전례 없는 실업난에 암울한 분위기” 로이터

남창희
2024년 09월 2일 오후 4:30 업데이트: 2024년 09월 2일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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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발표한 공식 청년 실업률은 도시 지역만 17.1%
  • 청년들, 뚜렷한 직업 없이 프리랜서·비정규직 일반화
  • 공무원도 불안…“평생 세금 거의 안 내는 세대 될 것”

올해 역대 최다 졸업생인 1179만 명이 쏟아진 중국에서 일자리 부족 사태에 직면한 청년층 사이에서 침체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2일 통신은 베이징발 기사에서 중국 청년 10여 명을 인터뷰해 중국의 인력 ‘과잉공급’ 현황을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다. 중국 청년들이 선호하는 금융 등 사무직부터 테슬라·IBM 등 외국계 기업,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등이 지난 수개월 동안 직원들을 해고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 7월 도시 지역 청년(16~24세) 실업률은 17.1%로 전월 대비 3.9%포인트 치솟았다. 이 수치는 농촌 지역을 제외한 것이다. 중국 도시·농촌 지역을 포함한 16~24세 인구 1억 명을 감안하면 청년 실업자 규모는 수백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자신을 “31세 무직”으로 소개한 게시물을 올렸던 광저우의 한 여성은 최근 블로그 운영, 인생 상담, 노점 판매 등으로 매월 약 5천 위안(94만원) 정도의 수익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여성은 “(중국은) 앞으로 프리랜서가 일반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신고용을 보장해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공무원, 정부 분야까지 해고가 확산된 것도 청년들에게는 충격이 됐다.

중국에서 재정이 가장 안정된 베이징 시정부는 지난해 5% 인원 감축을 발표했고 현지 언론에서는 수천 명이 해고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허난성 정부는 올해 초 5600명을 내보냈고 산둥성에서는 2022년 이후 정부 일자리 1만 개가 사라졌다.

경제적으로 앞선 1선도시 선전의 공무원이었던 30세 여성은 상여금 삭감과 추가 감원 여파 속에 공직을 떠났다. 2021년만 해도 “하루 한 번씩 면접을 봤다”던 그녀는 지난 한 달간 구직 생활을 하며 단 한 건의 면접 제의도 받지 못했다며 중국의 달라진 경제 현실을 몸소 체험했다고 밝혔다.

일자리를 찾는 이들은 넘쳐나지만 기술 인력 수급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국 직업대학 졸업생 390만 명이 대부분 저임금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고용노동부격)는 용접, 목공 등 기술 분야 인력 부족을 호소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경제학자는 “중국 대학생 4800만 명 중 다수는 낮은 초봉을 받고 평생 세금을 거의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래 세대들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을 보유하고도 평생 제대로 된 경제 생활 없이 지낼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통신은 현재 중국에서는 2억 명 이상이 인터넷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일거리를 받아 일하는 ‘기그 경제’에 종사하고 있으나, 음식 배달 등 한때 빠르게 성장하던 이 부분도 과잉공급에 놓이며 12개 도시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업 포화 경고가 내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