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금투세’ 닮은꼴 韓·李, 회담 앞두고 여야 신경전 과열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간 회담이 오는 25일 예정된 가운데, 회담 방향을 놓고 여야 간 물밑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대표 회담 생중계’ 방안을 특정 언론을 통해 민주당에 제안했다. 단, 민주당에서는 실무진 논의 없이 여당에서 일방적으로 특정 언론을 통해 밝힌 데 대해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 제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회담 생중계 안건은 한 대표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한 대표께서 여야 대표 회담을 하나의 정치적인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상당히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고 받아쳤다. 갑자기 전체 회담 과정을 생중계하자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은 여야 협상에 앞서 예의에 어긋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야는 신경전과는 별개로 다음 날 실무협의에 나설 방침임을 알렸다. 박 비서실장은 “내일 (이 비서실장을) 만날 것”이라고 했고, 이 비서실장도 “실무회의 때 충분히 다루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선 한 대표와 이 대표 간 회담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창하고 있다. 두 대표가 지향하는 정책 노선 중 일부분이 닮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주요 민생 법안과 ‘지구당 부활’ 등 의제에 대해선 두 대표 모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대표가 이견 없는 사안에 집중할 경우 회담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단 해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 확정 후 한 대표에게 ‘지구당 부활’ 및 ‘민생회복지원금(전 국민 25만 원 지원)’ 등의 의제를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 역시 이 대표가 밝힌 의제 중 ‘지구당 부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해당 사안은 한 대표가 지난 7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전부터 강조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야 간 쟁점으로 부상한 사안들을 회담의 주요 의제로 올릴 경우엔 난관을 직면할 것이란 우려도 뒤따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비쟁점 의제, 또는 민생 의제가 두 대표 간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올라온다면 순조롭게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쟁점 현안을 우선시한다면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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