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하면 저커버그 감옥행” 위협…메타 “트럼프 페이스북 정상화”

2020년 대선 이후 시작된 악연, 2024년 대선서 결말 맺을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인 메타(Meta)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에 가한 제한을 완전히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트럼프 사이의 악연이 다시 화제가 됐다.
메타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에 대한 제한을 향후 몇 주 내에 모두 해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메타는 지난 2021년 1월 6일 의회 습격 사건 이후 ‘폭력 선동’ 등의 이유로 트럼프의 계정을 2년간 정지했으며, 2년 만인 지난해 1월 이후에도 일부 제한을 유지해왔다.
계정이 차단된 기간 트럼프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22년 2월 출시된 트루스 소셜을 중심으로 활동해왔고 페이스북 계정 차단이 일부 해제된 지난해 1월부터 페이스북에도 게시물을 올려왔으나 이전과 같은 활동량을 보이지는 않았다.
메타가 트럼프의 계정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기로 한 것은 트럼프가 15~18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오는 11월 대선의 공화당 공식 후보로 선출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날 성명에서 메타는 “공화당 (유력)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는 강화된 정지로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들에게는 대선 후보의 의견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메타의 조치는 지난 9일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 계정과 맞물려 또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선거 사기범들’을 붙잡아 감옥에 넣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마지막에 메타 CEO 저커버그의 실명을 직접 거론했다.
“그들은 부끄러움이 없다”고 꼬집은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에 선출되면 우리는 전에 없던 수준으로 선거 사기범들을 추적할 것이고 그들은 오랜 기간 감옥에 보내질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며 “그렇게 하지 말라, 저커버그. 조심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월 게시물에서 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가 좌파 선거단체인 기술시민생활센터(CTCL·Center for Tech and Civic Life)로부터 2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아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받고 있다는 폭스뉴스 기사를 링크하며 저커버그가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기술시민생활센터’는 지난 2020년 대선 때 미국 전역의 지방 선거관리위에 거리 투표함 설치, 투표 장비 및 관리 인력 운영 등을 위한 보조금을 제공한 바 있다. 이런 자금은 주로 민주당 우세 지역에 투입돼 민주당에 호의적인 투표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가 이 단체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저커버그를 언급한 것은 저커버그와 아내 프리실라 챈이 이 단체에 2020년 대선을 앞두고 2억 5천만 달러(약 3457억원)의 거액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메타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발생한 지난 13일 이전에 이뤄졌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총알을 피한 트럼프가 오히려 주먹을 불끈 쥐고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낸 이후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고하게 표하는 등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3년 만에 제한 조치를 해제한 메타의 행보도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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