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재 中 대사관, 리창 총리 환영인파 ‘알바 고용’ 정황

지난해 11월 시진핑 방미 이어 이번엔 리창 호주 방문 때도 환영 인파 연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다음 달 중순 호주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측이 리 총리를 맞이할 환영대를 모집한 정황이 포착됐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공지문에는 “호주를 방문하는 리 총리를 위한 환영대를 모집한다. 숙박, 교통편 등 모든 것이 제공된다”고 적혀 있었다.
또한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이 행사에 참여해 애국심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이 공지문은 영어와 중국어로 작성됐으며, 호주 현지의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위챗 서클을 통해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서방 국가를 방문할 때면, 이에 맞춰 정권의 인권 탄압 등 범죄를 규탄하는 반중 시위가 열려 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돈을 주고 사람들을 고용해 친중 시위대를 조직했다.
2005년 호주로 망명한 천융린(陳用林) 전 시드니 주재 중국 총영사관 정무영사는 지난 27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환영대 모집은 호주에 있는 중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 4곳 중 하나가 주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은 이 환영 행사를 매우 중요시한다. 여기에 최대한 많은 이들이 참여하도록 부추긴다”며 “이를 일종의 퍼포먼스로 여기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직적인(organized) 환영’은 독재 정권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숙박, 교통편 등 환영대에 지급하는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는 “중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이 대부분 지급한다. 호주에 있는 중국 기업들이 기부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 역시 중국공산당의 자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 총리는 다음 달 17일 호주를 방문해 고위급 인사 및 비즈니스 리더들과 만난다.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은 최근 호주와 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이달 초, 한국 서해 내 국제 수역에서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를 이행하던 호주 해군 소속 헬리콥터를 향해 중국 전투기가 조명탄을 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중국군의 이런 행위는 비전문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호주 연방 하원의원들이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의 취임식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호주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22일 이를 비판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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