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보좌관 후보 “한국, 스스로 방어해야…미군 주둔 불필요”

황효정
2024년 05월 08일 오후 12:15 업데이트: 2024년 05월 08일 오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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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가 “미군을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2018년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인물이다.

이날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북한의 위협을 최대한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가장 큰 위협인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힘을 보존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할 경우에만 한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한국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은 중국이며, 그런 만큼 미국이 다른 지역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이 방위비를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요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주한미군이 주로 한국의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만큼 한국이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 데 공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콜비 전 부차관보는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난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또 나아가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대규모로 병력을 증원하는 기존의 한미 작전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스스로 자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이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가 한국에 대만 방어에 직접 참여하라고 요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군은 한국에 대한 직접 공격을 방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만약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한다면 그때는 미국이 지원하러 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핵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는 대안을 훨씬 선호하지만,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