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란 연계 해커들, 美 상하수도 시설에 사이버 공격”

잭 필립스
2024년 03월 21일 오후 7:53 업데이트: 2024년 03월 21일 오후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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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해커들이 미국 전역의 상하수도 시스템을 겨냥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그 배후에는 중국과 이란 정부가 있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클 레건 환경보호청장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각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의 상하수도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이 같은 공격은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라는 중요한 자원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상하수도 시설과 같은 주요 인프라는 해커의 표적이 될 위험이 높은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심지어 기본적인 사이버 보안 조치도 시행하지 않는 지역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각 주(州)에 있는 모든 수도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고,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 서한은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수도 시스템을 공격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 공격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이것이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마비시키기 위해 적대 세력이 주도하는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의 일환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펜실베이니아주 의원들은 “미국의 다른 주(州)도 이런 종류의 사이버 공격을 당할 수 있다”며 “주요 인프라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8월 4일,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서 한 해커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 | Nicolas Asfouri/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19일 자 서한은 중국의 해커 그룹인 ‘볼트 타이푼’을 언급하며 “표적 선택, 공격 패턴 등이 전통적인 사이버 스파이 활동과 다르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측 해커들은 유사시 에너지, 수도, 교통, 통신 등 미국의 주요 인프라를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 당국자들은 이전에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거나 군사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인프라를 공격해 미국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려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월 열린 미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중공특위)’ 청문회에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중국공산당은 미국의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준비했다. 그들(중국)은 정치, 군사 관련 목표물만 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중공특위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일리노이주) 하원의원도 “중국이 미국 인프라를 겨냥했다는 것은 모든 미국인을 표적으로 삼았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프라가 마비되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통신이 끊기며, 상수도 공급에도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는 미국 시민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갤러거(공화당·위스콘신주) 중공특위 위원장은 “중국의 사이버 공격은 미국의 교량, 상수도 시설, 발전소 등에 실제로 ‘폭탄’을 설치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