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쥐정 교수, 평론가 탕징위안 등 대만대 포럼 참석
中, 선거 개입 핵심은 사람 사고·행동 바꾸는 인지전
대만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를 닷새 앞둔 지난 8일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선거와 관련한 포럼이 열렸다.
포럼에 참석한 재미 중화권 정치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천웨이위(陳薇羽)·리다위(李大宇)와 대만대 정치학과 밍쥐정(明居正) 명예교수는 중국 공산당(중공)의 세뇌 수법을 분석하고 대만 국민에게 중공의 인지전을 분명히 인식할 것을 호소했다.
“중공은 친구 사귀는 방식을 통해 세뇌한다”
밍쥐정 교수는 “대만 사회는 공산당을 너무 모르기 때문에 계속 속아왔다”고 했다. 그는 “수년간 중공을 연구한 결과, 중공은 권력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중공은 ‘어떻게 권력을 잡고 어떻게 권력을 공고히 할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관점에서 생각하면 공산당의 논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마오쩌둥은 국민당을 상대하면서 ‘3대 마법 무기(三大法寶)’, 즉 당 건설, 통일전선, 무장투쟁을 사용했고, 이 밖에 문화 선전과 스파이 활동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전선은 쉽게 말해 ‘친구 만들기’라고 말할 수 있다”며 “중공은 사업, 교류, 대만인들의 마조(媽祖) 신앙 등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는데, 실제 목적은 문화 선전”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중공은 ‘친구’ 관계를 이용해 은연중에 상대를 조금씩 세뇌해 점차 중공의 정치 이념을 받아들이게 하고, 결국 통제한다.
밍쥐정은 공산당은 권력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고 인간 본성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당신이 권력을 좋아하면 권력을 주고, 돈을 좋아하면 돈을 주고, 여색을 좋아하면 여색으로 유혹한다. 중공은 쓸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당신과 소통하고 결국은 당신의 의지를 꺾어버린다”고 했다.
그는 중공은 강경한 수단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없을 때 사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상대의 환심을 사서 서서히 침투하는 것이라며 상대는 자신도 모르게 세뇌당한다고 했다.
그는 대만에서 민진당을 대표하는 녹색 진영(綠營)과 국민당을 대표하는 청색 진영(藍營)의 정치적 대립은 민주 사회에서 당연한 것이고, 민주헌정 질서하에서 양측은 적이 아닌 라이벌이라고 강조했다.
밍쥐정 교수는 “그러나 지금은 진홍색(중공)이 청색과 녹색에 침투해 양측이 서로를 적대시하게 하고 또 진홍색의 음모와 간계를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양안 현상 유지 결정권은 베이징에 있다”
탕징위안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통일과 독립, 그리고 현상 유지 등의 문제에서 대만은 결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 국민들은 지지하는 정당과 상관없이 현상 유지를 원하고 통일과 독립 문제에 별로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대만이 이 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없고 미국도 마찬가지란 점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긴밀한데도 이 문제의 주도권을 중공이 쥐고 있다며 “중공이 현상을 변경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공이 현재 사용하는 인지전의 특징은 끊임없이 용어를 재정의하고 수정하는 수법을 사용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 독립’을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자신이 중국에 있을 때는 중화민국을 언급하는 것이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오늘날 중공은 중화민국이라 칭하는 것도, 현상을 유지하는 것도, 중공에 병탄(竝呑)되기를 원하지 않는 것도 모두 ‘대만 독립’이라고 몰아붙인다.
탕징위안은 “이것이 바로 중공의 인지전”이라며 “중공의 對대만 정책은 이미 근본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공은 과거 양안 사이의 모호했던 지대를 없애고 절대적인 명확성을 요구하며, 오직 하나의 답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즉 ‘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해야 하고,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라는 답이다. 시진핑의 생각은 ‘여론 공격’ 무기든 ‘무력 공갈’ 무기든 가리지 않고 사용해 대만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탕징위안은 대만의 각 정당은 각각 ‘친미’, ‘친중’, ‘미중 등거리’ 노선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만인들은 대만이 어떤 노선을 택하든 중공이 원하는 결과는 하나이고, 친중 노선을 택한다고 해서 대만을 봐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탕징위안은 모든 정당의 후보가 대만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접근 방식을 취고하 있지만 “대만을 병탄하려는 중공의 정치적 동기는 변하지 않으며, 이는 중공 고유의 정치적 논리에 의해 이미 결정된 것”이라고 했다.
“중공은 민족주의를 이용할 뿐이다”
천웨이위는 에포크타임스에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 간에도 같은 개념”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에 반대 가치관을 가진 정권의 침략을 함께 방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공은 대만과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뿌리와 인종이 같은 ‘한 가족’이라며 민족주의 카드를 앞세워 대만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 국민의 신앙과 가치를 파괴한 중공은 실제로는 진정한 민족주의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중공이 과거 정치 운동에서 수많은 중국인을 박해한 점을 언급하며 “중공은 자국민에게도 잘해주지 않는데 어떻게 대만인들에게 잘해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천웨이위는 “중공이 민족주의 속임수로 대만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미국과 일본에 맞서기 위함”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만이 미국과 중공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한다면 대만은 도움을 줄 친구가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은 대만 정부와는 대등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
시사평론가 리다위는 에포크타임스에 ‘대만이 미중 등거리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등거리 외교를 한다고 해서 중공이 대만을 대등한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중공은 대만을 중국 본토의 한 성(省)으로 취급한다며 “중공 지도자가 한 지방의 성장과 대등하게 협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중공은 대만에 대해 ‘무력통일’과 ‘평화통일’ 두 가지 접근방식을 고려하고 있지만 무력통일은 대가가 너무 커 선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평화통일’은 민간 교류로 친공 세력을 확대해 대만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이번 대만 선거에서 친공 후보가 선출되면 중공은 대만에 대한 침투를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이고, 심지어 대만에서 중공 대리인을 양성할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