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액 면세제도 폐지… 전 세계 수입품 관세 부과

8월 29일, 미국은 수년간 저가 물품의 자국 반입을 용이하게 했던 무역 정책을 종료했다. 공화·민주 양당 정치인 모두 이번 조치를 지지했으며, 이처럼 빠른 전환은 국제 배송업체들의 사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자정, 미국은 중국과 홍콩 발송품에 한해 적용해 오던 소액 면세제도 폐지를 전 세계 모든 국가로 확대했다. 이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30일 내린 명령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 명령문은 해당 제도가 마약 밀매와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장해 미국 기업에 피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무역·제조업 선임 보좌관 피터 나바로는 28일 전화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로 마약 및 금지 물품의 유입을 차단해 수천 명의 미국인의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매년 최대 100억 달러의 관세 수입과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위조·지식재산권 절취 등으로 인한 손실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미국은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 이전까지는 800달러 미만의 물품이 면세 대상이었다. 행정부는 모든 국제 우편물이 두 가지 방식으로 과세된다고 설명했다.
• 종가세: 원산국에 적용되는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 관세율에 따라 물품 가액을 기준으로 부과.
• 종량세: 물품 1개당 80~200달러 부과. 다만 이 방식은 6개월간만 한시 적용된다.
나바로는 이번 정책이 협상용 카드가 아니며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물품의 제3국 환적(transshipment) 차단에도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5년 4월 3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피터 나바로 대통령 선임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 Travis Gillmore/The Epoch Times
국제적 반응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소액 면세제도 폐지는 각국 우정 당국과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유엔 전문기구인 만국우편연합(UPU)은 성명을 통해, 25개국 우정 당국이 “특히 환적 서비스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이유로 미국행 국제 우편 발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태국, 영국 등이다.
이베이와 UPS 경영진은 이번 조치가 사업 혼란과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엘레나 파텔 연구원은 “미국이 소액 면세제도를 끝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거의 100년 된 제도를 한 달 만에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고 비판했다.
브루킹스연구소 측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나바로는 외국 우정 당국들이 국제우편을 통한 밀수와 관세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정부 관계자 역시 “이번 조치는 예고된 것”이라며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최소 네 차례 공지와 대외 협의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소액 면세제도의 역사와 파장
소액 면세제도는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21조에 따라 도입됐다. 본래는 극히 소액의 세수를 거두기 위해 행정 비용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취지였다. 2016년 기준액은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됐으며, 이후 소포 물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의회조사국(CRS)이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억3400만 건이었던 소액 면세 소포는 2024년 13억6000만 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6월 30일까지 이미 3억900만 건이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도 전체 물량의 두 배에 달한다. 대부분은 중국에서 발송된 물품이었다.
나바로 보좌관은 소액 소포 폭증이 ‘마약·위조품 반입 용이성’ 및 ‘국내 소매업체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두 가지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제조업연합과 미국섬유협회는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미국섬유협회 회장 킴 글라스는 소액 면세제도를 “값싼 보조금 수입품, 불법적이고 유해하며 비윤리적인 수입품의 뒷문 통로”라고 비판했다.

2024년 6월 11일,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한 섬유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전자상거래 기업 셰인(Shein)에 공급하기 위한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 Jade Gao/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제조업연합은 7월 31일 성명에서, 소액 면세제도가 “셰인(Shein)과 테무(Temu)를 소매 시장의 지배자로 급부상하게 만들었으며, 그 대가를 미국 소매업자와 직원, 공급업체가 치렀다”고 비판했다.
올해 5월 중국 발송 물품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된 이번 정책 변화의 정확한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다. 양대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아직까지 대체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7월 실적 발표에서 UPS CEO 캐롤 토메는 5~7월 자사의 일일 평균 배송량이 34.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소액 면세제도 폐지 명령 시행 직후 중국과 미국 간 소포 물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또한 테무(Temu)와 핀둬둬(Pinduoduo)를 운영하는 PDD홀딩스는 8월 25일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셰인과 테무 측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