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권거래소, 주가조작 사건 조사결과 발표
작년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마지막 거래일 장마감을 1분 앞두고 상한가로 거래정지된 은행주 폭등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다.
6일 상하이증권거래소는 공지를 통해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며 푸젠항만그룹과 산하 4개 자회사에 8일부터 6개월간 증권계좌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처벌을 내렸다.
공지에 따르면, 4개 자회사는 그룹 결정에 따라 흥업은행 주식을 대량 매입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작년 12월 29일 증시 마지막 거래일, 장마감 직전 중국 A주(내국인 투자자 대상 주식)에 상장된 흥업(興業)은행(601166.SH) 주가가 전 거래일에 비해 10% 이상 폭등해 거래가 정지됐다.
작년 말 중국 은행주 대부분이 하락하는 가운데 흥업은행만은 이날 ‘기적의 하루’를 이루며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으나, 이 은행의 대주주인 국영기업들이 주식을 ‘싹쓸이’하며 주가를 조작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식가격 변동폭 제한 제도를 시행한다. 한국은 상하 30%로 설정돼 있지만, 중국은 A주를 상하 10%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당일 10% 올라 상한가에 이르는 것을 장팅(漲停)이라고 하며, 이 가격에 거래하는 것을 장팅가격 거래라고 부른다.
흥업은행은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에 본사를 둔 12대 주식제 상업은행 중 하나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조사 결과, 지난달 29일 푸젠항만그룹 명의의 증권계좌는 31차례에 걸쳐 흥업은행 주식 1813억5100만 주를 당일 거래 최고가(장팅가격)로 매수했다.
거래량은 이날 공동 입찰 마감 기간 전체 주식 거래량의 99.99%를 차지한 1330억6700 만 주였고 거래 규모는 2억1600만 위안(약 396억6200만원)에 달했다. 이날 흥업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7% 상승했다.
특히 마감을 1분 남겨두고 흥업은행 주식에 대한 초대형 매수 주문이 9999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흥업은행 주가는 주당 14.78위안에서 16.21위안으로 급등해 거래 마감 20초 만에 상승폭이 0.27%에서 9.97%로 확대됐다.
당시 이 사건이 주요 경제지에 일제히 보도되며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이 이어지자, 흥업은행 측도 “우리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다.
푸젠항만그룹은 푸젠성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산하기관으로 푸젠성의 중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산하 자회사를 이용해 지난해 11월 말까지 약 1년 남짓 흥업은행 주식을 5억5900만 주 매수하고 기존 주식 약 2000만 주를 더해 전체 지분 2.8%로 10대 주주가 됐다.
푸젠항만그룹은 이번 주가 조작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푸젠항만그룹이 연말 회계 장부를 좋게 만들기 위해 이번 주가 조작을 일으킨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