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종목 출전하는 건 ‘불공정’” 前 수영선수 인터뷰

얀 예켈렉(Jan Jekielek)
2023년 08월 30일 오후 1:49 업데이트: 2023년 08월 30일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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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여성 수영팀 출신으로서 현재는 독립여성포럼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폴라 스캔런이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출전해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최근 그녀는 영문 에포크TV ‘미국의 사상 리더들(ATL·American Thought Leaders)’에 출연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스포츠 출전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과거 폴라 스캔런은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여성 수영팀 소속 선수로 활동하던 중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머스와 만났다.

리아 토머스는 2017년부터 남성 수영팀에서 활동하다 2021년에 여성팀으로 옮겼다. 그는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긴 하지만, 성전환수술은 받지 않은 ‘생물학적 남성’이다. 그런데도 여성 선수로 인정받아 여성 경기에 출전했다.

2022년 3월, 리아 토머스는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500야드(457m) 여성 자유형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리아 토머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NCAA 경기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선수가 됐다.

ATL의 진행자 얀 예켈렉은 폴라 스캔런이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여성 수영팀에서 활동하던 당시에 다큐멘터리 ‘여성이란 무엇인가?(What is a Woman?)’에 출연한 계기를 물었다.

스캔런은 “펜실베이니아대 여성 수영팀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다큐멘터리 출연 제안을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담으려고 했고, 저는 운동선수로서 겪는 고충이나 문제점 등을 고백하기 위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당시에는 펜실베이니아대에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신분을 밝히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익명으로 출연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제 이름을 당당히 밝히고 ‘진실’을 알리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터뷰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스캔런은 리아 토머스를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2019년 가을 무렵에 남성 선수 한 명이 여성 수영팀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두 시즌 동안 모든 경기가 취소됐고, 그 남성 선수의 이적도 계속 미뤄졌다”며 “그러다 2021년 가을에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2023년 7월 3일, 미국 워싱턴에서 전 NCAA 수영 선수 폴라 스캔런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

그러면서 “처음에는 리아 토머스에 대해 어떤 정보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관련 규정을 찾아보니, 1년간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남성 선수에서 여성 선수로의 전환을 인정하더라”며 “NCAA 측은 선수 개인의 골격 구조, 근육량, 폐활량 등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일각에서 저를 트랜스포비아(성전환 혐오)로 낙인찍기 시작했다”며 “단지 남성과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혐오 발언으로 몰아갈 줄은 몰랐다”고 호소했다.

스캔런은 리아 토머스와 함께 ‘라커룸’을 사용한 경험이 성적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매일 (리아 토머스와) 같은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는 일이 벌어졌다. 저와 여성 동료들은 키 193cm에 남성 생식기가 온전한 생물학적 남성 앞에서 일주일에 18번씩이나 옷을 벗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동료들은 이 문제에 대해 운동부 코치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아 토머스가 여성팀으로 이적한 뒤, 수영 대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는 질문에 스캔런은 “이적 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경쟁한 첫 대회에서 리아 토머스가 압도적으로 월등한 기량을 펼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리아 토머스는 온갖 기록을 경신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며 “그 당시에 성소수자 센터로부터 ‘이제부터 의무적으로 교육과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스캔런의 설명에 따르면 리아 토머스로 인해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주목을 받자, 성소수자 센터가 나서서 다른 동료 선수들에게 교육 및 상담을 받도록 강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스캔런은 “센터는 단순히 우리가 이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생각하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독립여성포럼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목표”라며 “어린이나 청소년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 아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말을 대신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