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처리수 방류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답변_정용훈 카이스트(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원자력발전소 설계 및 안전 해석, 원자력수소, 해수담수화 등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후쿠시마 원전 부지의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의 균열 틈새로 유입돼, 용융된 노심 파편 등 원전 내부의 방사성 물질과 접촉하면 방사능으로 오염되는데 이것이 ‘오염수’입니다. 방사능오염수에는 삼중수소(H-3) 외에도 세슘-137(Cs-137), 스트론튬-90(Sr-90) 등 여러 가지 방사성 핵종이 포함돼 있습니다. 원전 부지 배후의 사면을 통해 빗물이 지하로 유입돼 오염수가 주로 생성되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 운영자인 도쿄전력은 지하수를 우회시키고, 양수하거나 동토 차수벽(frozen-soil wall)을 설치해 원자로 건물 내부로 지하수와 빗물의 유입을 줄여 오염수의 생성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토 차수벽 설치 이전에 비해 생성량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계속해서 오염수는 발생하고 있습니다.”
-오염수, 처리수, 오염 처리수 등 용어를 놓고도 논란이 있습니다.
“수집된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게 되는데 제거가 완료된 물을 ‘처리수’라고 합니다. 제거 과정을 보면 먼저 흡착탑을 이용해 방사능오염수에 포함돼 있는 세슘과 스트론튬을 제거하고, 이후에 우리가 정수기에 쓰는 것과 같은 원리의 역삼투압 장치를 통과시켜 담수와 고농도의 염(鹽) 농축액으로 분리합니다. 담수는 손상된 원자로의 냉각수로 재활용하고, 염 농축액은 추가 정화를 위해 저장탱크에 보관됩니다. 이를 ‘세슘/스트론튬 오염처리수’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은 어느 정도 제거되나요?
“세슘/스트론튬 오염처리수 중에 남아 있는 방사성 물질은 다핵종제거설비(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알프스)를 거치면서 대부분 제거됩니다.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수(HTO)는 화학적으로 물과 특성이 동일하기 때문에 물에서 제거하지 못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소량의 삼중수소수에서 삼중수소가 농축된 물을 뽑아내는 과정은 가능하지만, 대량의 특히 삼중수소 농도가 낮은 물에서 삼중수소를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삼중수소 외에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이 제거된 물을 ‘알프스 처리수(ALPS treated water)’라 합니다.”
-알프스(ALPS)는 어떤 처리장치인가요?
“우리가 통상 방류 대상이 되는 물을 칭할 때는 알프스(ALPS) 처리수를 의미합니다. 현재 130만 톤가량의 오염수와 알프스 처리수가 저장돼 있으며, 이 중 약 30%가 알프스 처리수입니다. 알프스 처리수 내에는 삼중수소 외에는 기타 핵종이 대부분 제거되어 있으나 최종 방류를 위해서 다시 계측 후 방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탱크의 경우 잔존 핵종을 추가로 제거합니다. 최종 방류를 위해 처리수가 저장되는 탱크를 측정/확인 탱크라고 부르는데 여기 저장된 물속의 핵종을 다시 최종적으로 분석해 방류기준(삼중수소 외에 핵종이 기준 이내로 존재하는지 여부)을 확인하고 해수와 희석해 방류하게 됩니다. 최종적인 삼중수소 방류를 위한 관리 기준은 삼중수소 농도로 리터당 1500 베크렐(Bq)입니다.”
-처리수 방류 시 피폭 피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방류수 탱크의 물을 방류할 경우 인근 해역의 생선만을 연간 섭취하는 경우에도 연간 피폭량은 0.000008 mSv 정도 발생합니다. 수산물을 평균보다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도 0.00003 mSv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참고로 규제기관은 방류에 대한 연간 선량한도를 0.05mSv/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추후 IAEA의 태스크포스(TF) 리뷰 미션에서도 이 사안이 리뷰됐고, 위 기준과 평가 결과가 타당하다는 결론입니다. 참고로 우리는 음식을 통해 연간 0.5 mSv의 피폭을 이미 받고 있으며, 10m 높은 곳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0.001 mSv 피폭을 추가로 받게 됩니다. 수산물을 평균보다 많이 섭취하는 경우에도 10m 높은 곳에 거주하는 것보다 적은 양의 피폭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폭에 의한 영향은 무시할 수 있습니다.”
-방류로 인해 주변 해역과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습니까?
“방류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는 기타 핵종들이 미량만 포함돼 있어 희석 방류하는 농도가 삼중수소를 제외하면 인근 해역의 배경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삼중수소의 경우에도 수km만 떨어지게 되면 그 농도가 리터당 1베크렐로 떨어져서 일반적인 민물의 자연적인 삼중수소 농도와 같아지게 됩니다. 즉 수km 이후부터는 청정한 민물보다 삼중수소 농도가 낮아져서 그 위험성을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해역에 도달하는 시점에 예상되는 농도 증가는 리터당 100만분의 1베크렐 정도로서 리터당 1베크렐의 우리나라 강물에 비해서도 비교할 수 없게 낮아 의미가 없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요?
“민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약 1베크렐/리터 내외이므로 후쿠시마 알프스 처리수 방류와 이로 인한 우리나라 해역에서의 삼중수소 섭취에 의한 추가 피폭은 해수를 담수화해서 음용하는 것과 민물을 정수해서 음용하는 것 사이의 차이에도 미달합니다. 참고로 해수를 담수화해 음용할 경우 평균 0.16 베크렐/L의 삼중수소를 섭취하게 되며, 민물을 정수해서 섭취하는 경우 1베크렐/L의 삼중수소를 섭취하게 돼 민물을 섭취하는 경우가 해수보다 5배 내외 높은 피폭을 가져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평가됩니다. 이는 우리가 이미 경험으로서 알고 있습니다. 민물고기는 바닷고기에 비해 삼중수소 농도가 5배 이상 높으니 바닷고기가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2011년 원전 사고 직후 우리 바다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사고 직후인 2011년 3월, 4월 후쿠시마 앞바다와 인근 해역의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 농도는 현재 방류 대상이 되는 탱크 내부의 물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즉, 후쿠시마 인근 해역 전체가 방류하려고 저장해 둔 탱크보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았다는 거죠. 2011년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137 농도는 최대 1억 mBq/L까지 증가했었고, 100km 내외 떨어진 센다이만의 경우에도 1000mBq/L 수준이었습니다. 현재 방류 대상 탱크(희석 전)의 세슘-137 농도는 170~370mBq/L 범위로서 2011년 사고 직후 일본 동북 해안 바닷물의 세슘-137 농도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이렇게 후쿠시마 앞바다 전체가 방류수 원수보다 농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2011년 이후 우리나라 해역에서 측정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류로 인해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말씀드렸듯이 후쿠시마 처리수가 우리 해역에 미칠 영향은 전혀 없다고 판단됩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우리 어민과 요식업종이 가짜 정보와 소문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해역의 안전성을 알리고, 우리가 일기예보 보듯이 방사능 수치를 지속 측정한 값을 늘 접하게 해서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에 상주해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이때 취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획대로 방류가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하면서 이 또한 국민들에게 지속해 알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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