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6일(현지 시간) 자국 영토에서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해외 비밀경찰서’를 모두 폐쇄했다고 밝혔다.
톰 투건하트 영국 보안장관은 이날 국제 인권 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지적한, 중국 당국이 영국 영토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밀경찰서 3곳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4월 19일(현지 시간) 영국 당국은 자국 영토에서 미신고 중국 비밀경찰서 운영 의혹과 관련해 “중국 등 타국 정부가 영국 영토에서 외국인(주민)을 협박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엄숙하게 조사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내 중국 비밀경찰서 운영자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도 접근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투건하트 장관은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현재까지 중국의 해외 경찰서가 영국에서 불법 활동을 저지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경찰 조사와 세간의 주목이 이들이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행정 기능을 억제한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영국 외무부는 우리 영토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중국의 비밀경찰서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이 운영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중국 대사관에 통보했다”며 “이후 중국 당국이 해당 시설을 모두 영구 폐쇄했다고 답해왔다”고 전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110 서비스 스테이션’으로도 불리는 중국의 비밀경찰서는 전 세계 53개국 100여 곳에 설치·운영되고 있다. 중국에서 ‘110’은 경찰 신고 전화번호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시설의 목적이 해외 교민들의 운전면허 갱신이나 여권 재발급 등 각종 공문서 처리와 같은 행정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외로 망명한 민주화 활동가·반체제 인사 감시 및 협박 △중국 공안의 국외 불법 체포 활동 공조 △반체제 인사 중국 강제 송환 등을 주된 임무로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영국 당국의 발표에 대해 “정치적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