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대변인 자오리젠(趙立堅)이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오리젠은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를 대표하던 인물이며, 전랑외교는 사납고 공격적인 외교다. 이는 온화함과 예절을 기본으로 하는 기존 외교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 방식이다. 중국 공산당의 ‘투쟁’을 외교 분야로 옮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9일 자오리젠이 대변인직에서 물러나 국경·해양업무국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전했다. 이 부서는 영토·해양권 분쟁을 담당한다.
직책은 동일한 부국장이다. 수평 이동이긴 하지만, 외교부의 다른 대변인들이 일반적으로 승진·발탁됐다는 점과 비교하면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았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번 인사발령 공식 확인 전까지, 자오리젠이 한 달 넘도록 모습을 감췄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한 방증이다.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은 3명의 대변인이 통상 매주 월~금, 한 주씩 번갈아 가면서 진행한다. 하지만, 자오리젠은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정례 브리핑에 참석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마오닝(毛寧)과 왕원빈(王文斌) 두 대변인만이 번갈아 정례 브리핑을 해왔다.
중화권에서는 자오리젠이 ‘사라진’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돼 왔다. 그중 하나는 아내의 웨이보 게시물 때문에 ‘상부에 찍혔다’는 내용이었다.
자오리젠의 아내는 지난해 12월 19일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소염제, 감기약, 해열제를 구할 수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 이 약들은 다 어디로 갔나”라며 심각한 의약품 공급난에 따른 곤혹을 호소했다.
비록 아내의 웨이보 게시물이었지만, 당시 외교부 대변인 아내조차 해열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중국 안팎에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고 그 결과로 남편까지 연좌제식으로 좌천을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오리젠 역시 감염돼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특히 고위층·유명인사 사망이 속출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 전현직 고위직 사망자가 50여 명에 이른다는 소식이 온라인에 확산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중국 공산당)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공산당 집권체제하에서 발생하고 은폐돼 전 세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