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당국이 유명 관광지를 예고 없이 갑자기 봉쇄해 논란이 됐다. 총과 방패를 든 경찰이 항의하는 관광객을 통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남부 윈난성 당국은 4일 시솽반나를 전면 봉쇄했다. 이날 시솽반나 중심도시인 징훙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게 이유였다.
시솽반나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수립 기념 연휴(1~7일)를 맞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상태였다.
4일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던 관광객들은 갑작스러운 결항과 아무런 대책 없이 봉쇄를 단행한 당국의 대처에 불만을 터뜨리며 항의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에는 방호복을 입고 총과 방패를 든 경찰이 관광객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이 관광객을 거칠게 진압하는 장면도 보였다.
관광객들은 “집에 가고 싶다”, “비행기를 타게 해달라”고 소리쳤고 일부는 “당신들은 인민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며 고함을 질렀다.
현장에 있었던 한 남성 관광객은 이후 에포크타임스에 “비행기가 도착했지만 경찰이 탑승하지 못하게 하자 흥분한 한 관광객이 힘으로 돌파하려다가 총을 든 경찰에 의해 진압됐다”고 말했다.
이날 늦은 시간, 야시장에서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게 된 관광객들이 항의하다가 경찰에 의해 무력 진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전에서 관광을 왔다는 린(林)모씨는 “현지 주민들은 마스크도 안 쓰고 돌아다니고, 봉쇄 중인데도 어떤 가게들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당국은 관광객만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린씨는 “당초 6일까지 3일만 봉쇄한다고 하더니, 봉쇄기간이 9일까지로 연장됐다. 이 기간에 PCR 검사를 3번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10월1일 연휴는 중국 공산당이 지정한 ‘국경절’로 ‘춘제(春節)’와 함께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의 양대 최대 명절이다. 중국에서는 노동절(5월1일)과 함께 관광, 쇼핑 등 소비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최대 성수기다.
그러나 올해는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장기화로 지난해보다 한층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지나갔다. 중국 교통운수부 자료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일 도로·철도·항공을 이용한 관광객은 31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3.5% 감소했다.
홍콩의 자유민주 지지 시민들과 공산당의 통치를 거부하는 본토 중국인, 해외 화교들은 이날을 ‘국상일(國殤日)’로 부른다. 자유 중국을 위해 공산당과 싸우다가 숨진 애국열사들을 추모하고 희생을 기리는 날이라는 의미다.
중국 지방정부에서는 이번 연휴를 앞두고 고위관리들이 야시장을 방문해 거리음식을 사먹거나 노점상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총을 든 경찰이 관광객을 진압하는 살벌한 모습이 영상을 통해 온라인 공간에 확산되면서 국가의 경사스런 날이라는 잔치 분위기는 흥이 깨지는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