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이 세계 방산산업 메이저리그 진입을 앞두고 있다.
8월 26일, 폴란드 정부는 한국 방위산업체들과 무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다. 현대로템과는 K2 전차 180대, 한화디펜스와는 K9 자주포 212문 분량이다. 계약 체결 금액은 K2 전차 총 33억 7000만 달러(약 4조 5000억 원), K9 자주포 24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 규모이다.
폴란드 국방 당국은 2022년 7월, 현대로템과 K2 전차 980대, 한화디펜스와 K9 자주포 648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는 FA-50 경공격기 48대 구매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비는 25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K9 자주포 운용의 필수 장비라 할 수 있는 탄약운반장갑차, 자주포 탄약 등을 포함하면 40조 원 이상이다. 이는 한국 방위 산업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이다. 미국 CNN은 “폴란드 등과의 무기 계약으로 한국이 ‘세계 방산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전차, 자주포 외에 호주에 수출을 타진 중인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를 비롯하여 다연장로켓(MLRS) 천무, K808 차륜형 장갑차, 천궁-2 요격미사일 수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대량 도입하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방위전력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더하여 한국산 무기가 미국·유럽산에 비하여 성능은 우수하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도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 아랍에미리트(UAE)와 약 4조 원대 천궁-2 요격미사일 수출 계약, 이집트와는 2조 원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한국은 호주, 노르웨이와도 무기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호주 국방부 차기 장갑차 사업(50억∼75억 달러)에는 한화디펜스의 레드백 장갑차와 독일 라인메탈의 KF-41 장갑차가 경합 중이다. 이미 자주포를 수출한 노르웨이와는 장갑차, 전차 추가 수출을 협의 중이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천궁-2 요격미사일, 차기 호위함, 비호복합(이동식 대공포) 방공체계(60억 달러 이상) 수출을 타진 중이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콜롬비아에 FA-50 경공격기(총 17억 달러 이상), 노르웨이에 K2 전차(17억 달러 이상) 수출 가능성이 높다.
2020년까지 매년 20억∼30억 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지난해 7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정부와 방산업계에선 올해 이보다 2∼3배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인 군비 연구기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세계 8위다. 고무적인 것은 직전 5년(2012∼2016년) 실적 대비 수출 증가율은 177%로 세계 1위라는 점이다. 하반기에도 한국산 무기 수출 계약이 순조로워 예상치를 달성할 경우, 한국 방산 수출은 세계 5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