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휘발유 가격이 갤런(약 3.8ℓ)당 5달러(약 6,500원)를 넘어서자 뉴저지주의 코스트코 주유소들이 코스트코 회원증을 가진 고객만 받기 시작했다.
뉴저지에 한정되긴 했지만 주유소가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사실에 주민들은 탐탁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시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건이라는 분위기다.
코스트코는 회원제 창고형 대형마트로 세계적 인지도를 쌓은 유통업체다. 매장에 셀프 주유소도 운영한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는 ‘가장 싼 주유소’로도 유명하다. 뉴저지 코스트코 주유소는 갤런당 평균 25센트(약 325원) 정도 저렴해 소비자가 몰린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전북 익산 ‘왕궁물류단지’ 내 입점 예정된 코스트코 매장에 주유소 설치가 승인됐다가 무산된 바 있다. 지역 주민들은 환영했지만 현지 주유소 업주들이 “외국계 자본의 지역경제 말살”이라고 반발해 결국 백지화됐다.
주유소를 회원제로 운영하겠다는 코스트코의 결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하이오주 매장은 이미 회원제로 운영된다. 지난 2004년 뉴저지에서도 회원제 운영을 추진했다가 주정부 반대로 좌절됐다.
당시 뉴저지 당국은 “연료를 특정한 자격을 갖춘 소비자(회원)에게만 판매한다는 방침은 주(州) 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금지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같은 판매 방침이 합법으로 인정됐다. 뉴저지 당국은 “회원 전용으로만 연료를 판매한다고 소비자보호법 위반은 아니다”라며 달라진 입장을 밝혔다.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이한 미국은 휘발유 가격도 1년 만에 2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전미자동차협회(AAA)가 제공하는 미국 전국 휘발유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각) 전미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8달러(약 6240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갤런당 5달러(약 6520원)보다 다소 떨어졌으나, 지난해에 비하면 2배 수준이다. 지역에 따라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 이상인 곳도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기름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미자동차협회는 “7월은 자동차 여행 등으로 휘발유 수요가 가장 높은 달”이라며 가격 상승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경제전문지 마켓인사이더(Markets Insider)는 JP모건의 원자재 연구원 나타샤 카네바의 보고서를 인용해 8월까지 미국 내 휘발유 소매가격이 갤런당 평균 6.20달러(약 8천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