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와 핵 긴장 완화 위해 ICBM 시험 발사 연기

한동훈
2022년 03월 03일 오전 10:54 업데이트: 2022년 03월 03일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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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핵전쟁에 돌입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하게 예정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연기했다고 2일(현지시각) 미 국방부가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해를 받거나 잘못 해석될 수 있는 어떤 행동에도 연루될 의사가 없다”며 이번 주로 예정됐던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미니맨3는 사거리 약 1만km, 시속 2만4천km에 달하는 미국의 주요 핵전력 중 하나다.

커비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우리가 책임 있는 핵보유국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시험 발사가 아예 취소될 수도 있고 취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현재의 핵 태세가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기에 충분하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주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핵 운용부대에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명령하며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러시아에 대해 “공격적인 성명”을 내놓고 러시아에 불법적으로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라고 비상경계령 선포 배경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이번 ‘특별 전투임무 돌입’ 명령에 대해 “열악한 조건으로 휴전 협정을 체결하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라며 “우리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역시 러시아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 명령을 비판했지만, 2일까지 어떠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들이 핵전쟁을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커비 대변인은 “현재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발사 계획을 추진할 만한 징후는 없다”며 미국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연기한 것을 보고 러시아 역시 태도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모두 핵 전개가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오랫동안 동의해 왔다”며 “가장 최근인 올해에도 핵전쟁은 누구도 승리자가 될 수 없고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커비 대변인 발언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차 대전은 파멸적 핵전쟁이 될 것”이라고 위협한 이후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