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들의 자연면역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도 높은 보호 효능을 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자연면역 획득자와 3차 접종까지 완료한 백신 면역 보유자(코로나 미감염자)를 비교한 결과, 1차 접종+자연면역 획득자가 오미크론에 가장 높은 저항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나빈 슈레스타 박사(MD)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기존 변이(델타 등) 감염으로 자연면역을 갖춘 사람들은 최소 6개월 동안 보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1월부터 오미크론이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델타보다 치명성은 낮지만 감염성이 높은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일일 신규확진자는 수십만 명으로 급증했으나, 정점에 이른 후 급속히 줄어들면서 미국 각 지역의 방역 규제도 잇따라 완화되고 있다.
공화당 주지사가 이끄는 지역에서는 오미크론 확산 전부터 강제적인 마스크 착용 요구와 백신 패스 적용을 해제하거나 금지해, 개인의 자율에 맡기도록 해왔는데, 올해 1월 말 무렵부터는 그동안 방역 규제를 고집했던 민주당 주정부에서도 속속 규제를 풀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집단 면역으로 더는 까다로운 규제가 필요 없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고위험군만 집중 보호하고 건강한 일반 사람들은 감염 후 자연적으로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제시됐는데, 이제야 이 방법이 채택된 셈이다.
이번 연구는 약 6만5천 명에 달하는 클리블랜드 클리닉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방역 일선 현장에서 일한 직원들은 코로나19 감염자들과 밀접 접촉하며 일찌감치 자연면역을 획득하거나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이들이 다수였다.
연구에 따르면, 자연면역은 6개월이 지나면 양성 판정 가능성이 올라갔다. 또한 백신을 1회만 접종했을 때 감염 위험이 가장 낮았다. 이는 자연면역 없이 백신만 맞은 사람들이 3차 접종을 완료했을 경우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자연면역 획득자들은 백신을 전혀 맞지 않았을 때보다 2차까지 접종했을 때 감염 위험이 가장 커졌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한번 걸렸다가 회복한 후 백신을 1회만 맞은 사람들이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생존분석에서 쓰이는 통계모델인 ‘콕스 비례-위험 모형’을 사용해 분석했으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슈레스타 박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들에게는 백신 1회 접종했을 때 효과가 가장 좋았고 그 이상 접종하는 것은 오미크론 감염 예방에 아무런 이익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한번 감염됐다면, 백신을 2차 접종하는 것만큼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백신을 맞을 필요 없이 감염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누군가 감염됐다가 회복됐다면 그의 면역력을 인정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 아카이브(medRxiv)에 올려져 동료 연구자들의 검증을 거치고 있으며, 감염자들의 증상 경미, 입원, 중증 등에 대해서는 관련 데이터를 모두 확인할 수 없어 배제하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만 고려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한편, 최근 카타르 연구팀도 자연면역이 오미크론에 우수한 보호 효능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