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성 난징발 델타 변이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백신의 효능이 도마에 올랐다.
중국 당국과 관영매체는 러시아발 항공기 탑승객 1명을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가 공항 직원에게 감염됐고, 이후 중국 7개 성 15개 지역으로 확산했다고 발표했다.
당국과 관영매체 발표에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이를 그대로 인용한 외신 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외부매체 RFA는 26일 공항 직원을 인터뷰해, 공항 직원 37명이 감염됐으며 이중 36명은 중국산 시노팜 백신을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즉 중국산 백신이 델타 변이에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백신 접종이 10억회 분을 돌파했다”며 자축한 중국 정부를 당혹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산 백신이 델타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난징발 확산은 이 주장을 뿌리부터 뒤흔들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확산 규모 역시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랴오닝성 다롄, 쓰촨성 청두 등 29일까지 7개 성 15개 지역에서 220여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이번 확산의 진앙인 난징시 확진자 수가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날 난징시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난징 루커우공항에서 청소원 등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확산세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루커우 공항을 경유한 관광객이 방문한 후난성 관광지 장자제(장가계)가 제2의 진앙이 됐다는 것이다.
이 여파로 장자제는 30일 폐쇄됐다. 전날까지 장가제에 도착한 관광객 1만1천여명은 검사 후 결과에 따라 귀가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난징시 당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러시아 쪽으로 돌렸다. 시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에서 출발한 중국항공(CA) 910호편을 통해 지난달 10일 도착한 1명이 이번 유행의 시작점으로 보인다”며 발표했다.
중국 전문 평론가 리린이는 “확산 규모나 러시아에서 유입됐다는 발표도 지금까지 행태로 볼 때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방당국으로서는 수도 베이징까지 퍼진 확산의 책임을 어떻게든 외부로 돌리고 싶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