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의원, 미군 ‘성전환’ 논란에 가세 “군 정치화 우려”

한동훈
2021년 03월 15일 오후 6:29 업데이트: 2021년 03월 16일 오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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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군 포용성 확대’ 정책에 관한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 논쟁은 ‘군대는 내부 이슈보다 중국 같은 적국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한 언론인 발언으로 촉발됐다.

포용성 확대는 군대가 여성을 포함해 다양한 성별에 대한 포용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다양성이 미군의 강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미군이 외적을 경계하고 억지하는 본연의 임무 대신 국내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미국의 최대 위협인 중국은 군사력 강화에 모든 걸 투입하는데, 미군이 갈수록 여성화돼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이를 “미군의 성전환”이라고 불렀다.

이런 가운데 14일(현지 시각) 미 공화당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텍사스)이 미 해병대 사령관에게 항의 성격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치하 군대가 터커 칼슨처럼 그들의 정책을 비판하는 민간인들을 상대로 정치적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어 “제복 차림의 공직자들이 이러한 운동에 이용되고 있다. 이를 중단시키기 위해 미 해병대 사령관에게 면담을 요구했다”고 썼다.

이날 해병대는 지난 12일 트위터를 통해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을 ‘꼰대(boomer)’라고 부르며 모욕한 데 대해 “우리도 사람이다. 실수할 때가 있다”고 사과했다.

해병대 제2 해병 원정군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해병대의 여군들을 지지하려던 의도였지만 해병대의 기준에 맞지 않았고 적절치 못한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폭스뉴스의 간판 진행자 터커 칼슨 | Chip Somodevilla/Getty Images

앞서 지난 9일 칼슨은 미 공군이 임신한 대원을 위해 산모 비행복을 만들고 있다는 뉴스를 전하며 “임신부가 전쟁에 나가게 생겼다. 이는 미군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이 전력을 증강하며 남성화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적군의 움직임보다 군 내부 사회적 문제에 집중하는 현재의 군 지도부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즈 의원은 이번 해병대 사령관에게 면담 요청과 관련해 단지 해병대의 트위터 글만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해병대 원사인 스콧 스토커가 “칼슨은 군 복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다”고 비아냥대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미군의 다양성을 해친 폭스뉴스 진행자”라고 부른 점도 언급하며 군대가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루즈 의원은 또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국방부 대변인이 방송 진행자인 터커 칼슨에게 가한 공격은 주제나 어조, 정치적 파급력에 있어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 관계자들은 공식 플랫폼과 SNS 계정으로 터커 칼슨을 공격할 것이 아니라, 미국 시민들과 선출직 공직자들 사이에 공개적인 토론을 장려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크루즈 의원은 이번 사건을 군의 정치화를 드러낸 사건으로 보고 있다.

그는 “군대가 논란이 되는 문화적 이슈에 개입해 한쪽을 편드는 바람에 민군 관계를 망치고 있다”며 “제3세계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칼슨 역시 국방부가 사실상 “자국 언론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군이 갈수록 여성화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군의 성전환이 이 나라를 어떻게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겠느냐?”며 이는 정치 공세가 아니라 실체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군의 성전환에 대해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다들 군대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