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우한 시장서 장부까지 소각…전문가 “단서 없애려 정리”

이윤정
2021년 02월 13일 오후 12:02 업데이트: 2021년 02월 13일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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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이 지난달 29일 중공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지목된 화난 수산시장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화난 수산시장은 깨끗이 정리된 지 오래다. 

2019년 12월 화난 수산시장에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최초로 집단 발병하자 당국은 곧바로 시장 전체의 물품을 정리하고 소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모든 증거와 단서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 우한시 장한구에 위치한 화난 수산시장은 화중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수산물시장이다. 이곳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최초로 집단 발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중공 폐렴 발생 전 화난 수산시장은 5만 제곱미터 면적의 건물에 1천여 개의 상점이 입주해 있었다. 2011년 한 해 거래액만 13억~15억 위안(약 2240억~2580억 원)에 이르렀다. 

이 시장은 2019년 12월 중공 폐렴이 집단 발병한 후 지난해 1월 1일 폐쇄됐다. 우한 당국은 서둘러 화난 수산시장을 전면적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1월 18일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전문가팀 소속의 위안궈융 홍콩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와 함께 우한을 시찰했다. 

그들은 “방문 당시 화난 수산시장은 이미 청소한 후라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며 “마치 범죄 현장에서 흔적이 지워진 것처럼 사람을 감염시킨 동물 숙주가 무엇인지 추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주일 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화난 수산시장에서 총 585건의 샘플을 두 번에 걸쳐 채취했다”며 “PCR 검사 결과 33건의 샘플에서 중공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또한 “33건 중 93.9%는 야생동물이 거래되는 시장 서쪽 구역에서 채취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당국은 야생동물 판매구역을 포함해 시장 전체를 일괄적으로 정리했다.

당시 화난 수산시장 청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장 모씨는 중문 에포크타임스에 “우리는 매일 24시간 청소했다. 건물만 남기고 모든 것을 다 쓸어냈다”며 “그 많은 물품을 전부 트럭에 실어 시골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으로 옮겨 태우고 매립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상가의 손실이 막대하다. 특히 장부를 모두 잃어버렸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장부가 없으면 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장부가 돈보다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법대학 국제법 석사 라이젠핑은 “이는 전염병 기원에 대한 조사나 방역을 위한 조치도 아니고 정상적인 정리 차원에서 진행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 증거를 없애고 현장을 파괴하기 위한 것에 더 가깝다”며 “이렇게 무분별하게 정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미 문화학자이자 평론가인 우쭤라이는 “당국은 수산시장에서 사람들을 다 쫓아내고 모든 물건을 묻어 버리고 심지어 금고에 있는 장부까지 태워버렸다”며 “장부에도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우쭤라이는 당국이 장부의 기록 때문에 다급히 소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일 수산 시장에서 출처 불명의 동물을 들여왔다면 장부만 조사해도 누가 팔았는지 바로 알 수 있고 그 기원을 추적할 수 있다”며 “당국은 바로 이 출처를 없애버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그들이 단서를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중공 폐렴이 화난 수산시장을 덮쳤지만, 상인들의 권익은 간과됐다. 

화난 수산시장 상인이었던 탄쥔은 “소독하는 사람들이 값비싼 물건을 다 가져갔다”며  “수산 시장에 입주했던 1천여 개 상가의 손실은 막중하지만 호소할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탄쥔은 그의 손실이 최소 50만 위안(약 8500만 원) 이상이지만 당국은 몇천 위안밖에 배상하지 않았고 설비 비용은 보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산물시장에 입주했던 상인의 절반 이상이 실업 상태이고 실업수당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한편, WHO 전문가팀은 지난 6일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며 이곳에서의 조사가 가장 유의미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화난 시장에서 바이러스가 발원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지난 9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화난시장이 중공 바이러스의 최초 발원지가 아니라며 당초 발언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