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총리, 우한 시찰하자 40일간 아파트에 갇혀 있던 주민들 항의

류지윤
2020년 03월 06일 오후 1:48 업데이트: 2020년 03월 07일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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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쑨춘란(孙春兰)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도시가 봉쇄된 우한(武汉)시의 한 아파트 단지를 시찰했다.

지난 1월 23일 도시봉쇄 이후 40여일 자택에 갇혀 지내던 칭산구(青山区) 중젠(中建)이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쑨 부총리를 보자마자 “모든 게 가짜(全部都是假的)”라며 고함을 쳤다.

한 아파트 주민이 촬영해 본지에 제공한 영상에서는 쑨춘란 부총리와 수행원들이 단지 내에 들어서자, 이를 발견한 주민들이 하나둘씩 “짜더”라고 소리치기 시작한다.

‘짜더(假的)’는 가짜라는 뜻의 중국말이다. 영상에서는 “가짜, 가짜, 모두 가짜다.” “서민들이 사먹는 음식값이 너무 비싸다” 같은 목소리가 단지 내에 메아리친다.

영상 제보자는 웨이신에 “공산당 시위원회 왕충린(王忠林) 서기가 쑨 총리를 수행하는 사이, 주거관리업체는 주민들이 아래층까지 내려오지 못하게 막고서는 가짜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보내는 척했다”며 비난했다.

이어 “쑨 부총리와 수행원들은 황급히 도망치듯 떠났다. 이후 이 일로 비판을 당한 칭산구 간부들이 동네로 찾아와 집집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이 가짜라고 소리친 건 최근 우한시 정부의 허위 선전 때문으로 알려졌다.

도시 봉쇄 후 주민들이 생필품 부족과 식료품값 폭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자 우한시 정부는 “돼지고기 한 근에 10위안(약 1700원)의 싼값에 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돼지고기를 구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분노하고 있다.

해당 영상을 접한 중화권 네티즌은 “역사적인 외침” “‘전부 가짜다’라는 말이 유행어 될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를 언급하며 “드디어 누군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풍자한다.

우한 폐렴 발생 이후 중국 정부는 전염병에 대한 정보와 확산 상황, 감염자와 사망자 통계를 은폐·조작하며 세계인을 기만해왔다.

우한시에 사는 장(张)모씨는 “중국 공산당은 정권 안정에만 관심이 있다”며 “이미 전염병 통제에도 실패하고도 사람들을 집에서 굶어 죽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