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자살 폭탄 테러로 3000여 명이 사망한 9.11 테러의 18주년 추모식이 미 국방성에서 11일(이하 현지시간) 거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년 전인 2001년 9월 11일 테러를 되새기며 이슬람 무장반군조직(탈레반)에 대한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모사를 하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중단 이유에 대해 “그들이 며칠 전(5일)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 군인과 11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회담을 취소했다”고 재확인했다. 대통령은 또한 탈레반을 향해 강경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들은 힘을 과시하려고 공격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로 그들이 보여준 것은 끊임없는 약점이었다. 그리고 탈레반 및 어떤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다시 공격한다면 전례 없는 무력을 사용할 것이다.”
“만약 어떤 이유로든 우리나라를 다시 공격한다면 미국이 이전에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권력(무력)을 사용할 것이다. 지구상 어떤 적도 미군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힘에 필적할 수 없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의 성명을 통해 탈레반이 공격을 감행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협상의 입지를)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매우 중요한 평화 협상이 오가는 동안에도 휴전할 수 없고, 심지어 12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 그들은 몇십 년을 더 싸우고 싶단 말인가?”라고 탈레반의 무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평화협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수위를 높여 “평화회담은 죽었다(dead)”고 확인하면서 탈레반의 행동을 “큰 실수”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 한 달 후 부시 행정부가 시작해서 거의 18년을 끌어왔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9.11 테러범 조직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이 은거하는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해 연합군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몰락시키고 과도정부를 세웠다. 하지만 애초 목표였던 빈 라덴을 잡고 알 카에다를 소탕하는 데는 실패했다.
9.11 테러 발생 10년 후인 2011년 5월 2일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국 해군 대원들에 의해 사살된 이후에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이 규정한 악의 축,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국가 이라크·이란·북한 중 이라크가 대상이었다. 빈 라덴이 사망한 지 7개월 뒤인 2011년 12월 15일, 미국은 전쟁 종결을 선언하고 미군이 철수함으로써 이라크전쟁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에 전념하는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세력이 빠르게 장악했다. 오바마 정권에 들어서 군비 절약을 위해 이라크를 과감히 포기하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소탕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늘어나는 사상자에 결국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서 발을 빼기 위해 탈레반과 협상을 타진했다. 2013년 6월부터 전쟁 반발 12년만에 카다르에서 평화협상이 시작됐다.
트럼프 정권에 들어서며 미군은 탈레반의 마약 제조시설을 대대적으로 폭격하고, 탈레반의 테러도 거세져 냉전 상태를 유지하다 2018년 2월 탈레반은 아프간 평화협정을 제안했다. 미국은 탈레반이 폭력을 중단해야 회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9월 8일로 예정됐던 평화협정은 탈레반이 테러를 자행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중단된 상태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미국 군인이 2400명 넘게 전사했고, 전쟁 비용이 8000억 달러 넘게 들어갔다. 미국과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는 2014년 전투 임무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지만, 미군과 연합군은 이슬람 테러조직과 탈레반에 여전히 대치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11 추모 행사에서 구조요원과 민간인의 용감함에 찬사를 보내며 릭 레스콜라 등 시민 메달을 받을 일부 인사들의 이름을 거론했다.
테러 희생자들의 유족과 구조대원, 생존자들이 참석해 테러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그라운드 제로에 마련된 추모 시설에선 눈물을 훔치는 유족들의 모습에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트럼프는 올해 초 911 희생자 보상기금을 2092년까지 연장, 사실상 종신 지원하는 ‘911테러 구조요원 지원 연장 법안’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