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빈부격차 소재 한국영화 ‘기생충’ 중국서 돌연 상영 취소

Tong Yijia
2019년 07월 31일 오후 2:07

한국 천만 관객 흥행작 ‘기생충’(중국명 기생상류·寄生上流)이 중국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가 하루 전 상영이 취소됐다. 실망한 중국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상영취소의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27일 중국 서북부 칭하이성 ’퍼스트(FIRST) 청년영화전’ 주최측은 공식 SNS를 통해 “28일 폐막작으로 상영 예정이던 한국영화 ‘기생충’이 갑자기 상영취소됐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기술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술적 문제는 중국 당국이 영화 상영이나 개봉을 취소시킬 때 쓰는 관례적 표현이라는 게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29일자 보도 내용이다.

앞서 쩡궈샹 감독의 영화 ‘샤오녠더니(少年的你·소년이었을 때의 너)’ 장이머우 감독 작품 ‘1먀오(1秒·1초)’가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했다가 ‘기술적 문제’로 참석이 취소된 바 있다.

중국에서도 기생충 상영 소식은 큰 화제였다.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한국감독 봉준호의 영화 상영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영화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HgwVUrb1ec

주최 측은 ‘기술적 이유’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빈부격차와 사회 양극화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문제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영화 상영만 손꼽아 기다리던 중국 관객 1만명은 온라인 공간에서 강렬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또 기술적인 이유…못 보는 좋은 영화일수록 더 보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금지된 영화 목록에서 찾자. 단 국산 필름을 쓰지 않도록 주의”라며 재치있게 꼬집은 이도 있었다.

“웃겨 죽겠어. 상영하기 싫다고 하면 되지, 무슨 기술 핑계 대고 있어” “알았어, 어디서부터 편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술 문제’지?” “기술 : 나는 누명 쓰고 싶지 않아”라며 ‘기술적 이유’라는 핑계를 지적한 댓글도 많았다.

빈부격차는 세계적 현상이지만 중국에서는 그 정도의 차이가 극단적이다. 2009년 중국의 한 보고서에서는 “중국은 0.4%의 인구가 70%의 부를 쥐고 있다. 인구 5%가 부의 60%를 차지한 미국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지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의 옌단 논설위원은 이번 영화 ‘기생충’ 상영 취소를 중국의 정치 상황과 맞물려 해석했다.

옌단 논설위원은 “0.4%의 인구란 중국 권력층과 친인척”이라며 “당은 공산주의 혁명으로 노동자와 농민의 공동의 부를 누릴 것이라고 했지만, 오늘날까지 노동자와 농민은 여전히 최하층이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부패집단인 공산당이 빈부격차만 더 키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영화 ‘기생충’을 접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이 중국의 영화리뷰 사이트 ‘더우반’에서 영화 ‘기생충’에 매긴 평점은 9.2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