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란, 금괴 해외 반출…정권 붕괴 징후 드러나
2026년 1월 11일 영국 런던에서 이란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가 이란 대사관을 향해 행진하며 연대의 뜻을 표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하메네이 정권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중동에서 중국공산당(중공)의 대리축으로 기능해온 이 체제는 이제 생존의 마지막 문턱에 서 있다.
2026년 1월 5일 영국 하원 토론에서 보수당 소속 전 안보장관 톰 투겐하트 의원은 영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러시아 화물기가 테헤란에 착륙해 군수품을 반입하는 동시에 대량의 금을 해외로 실어 나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보급이 명백히 이뤄지는 와중에 금이 국외로 빠져나간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각종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금 보유량은 약 300~400톤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제 제재와 하메네이 체제의 범죄화된 통치로 인해 실규모는 불투명하다.
서방 언론과 분석가들은 하메네이와 측근들이 보유한 은행·광업·석유 등 자산이 최소 9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지만, 국영기업·군수산업·혁명수비대와 얽힌 교차 지분까지 고려하면 실제 규모는 이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금 반출이 무기와의 암거래인지, 아니면 정권의 ‘탈출 플랜’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다만 2주째 확산 중인 대규모 시위와 그 격화 양상은 하메네이가 최후를 대비하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인터넷 차단과 2천여 명 사망자 발생
인터넷 감시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1월 10일 이란의 인터넷 연결률은 100%에서 3%로 급락했다. 지난해 6월 12일간 이어진 이란–이스라엘 전쟁 당시와 유사한 전면 차단이다. 이란 당국은 당시 ‘이스라엘 감시 차단’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번에도 시위 진압을 앞둔 통제 신호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월 12일로 시위는 16일째에 접어들었다. 이란 국제 방송사 집계에 따르면 10일까지 최소 2,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수백 명이 부상했으며 체포된 사람은 약 2,600명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민간인을 살해하기 시작한다면 매우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해왔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도시들이 이제는 시민들의 손으로 하나둘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재현될 경우, 미국이 개입해 ‘가장 아픈 지점’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상군 투입은 배제하되, 고강도·정밀·치명적 타격을 통해 결정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B-2 폭격기와 C-17 수송기를 포함한 전력을 중동으로 재배치했다. 이는 대이란 대규모 타격 준비의 신호로 읽힌다. 표적은 핵시설·미사일 기지,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지휘·훈련·무기 거점,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 정유·석유 인프라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핵–참수–석유 생명선’을 동시에 겨냥하는 다축 압박으로 하메네이 체제를 초기에 마비시키겠다는 계산이다.
180개 이상 도시서 민중 봉기 확산
전국적 시위는 반세기 만의 최대 정권 위기로 이란을 몰아넣었다. 테헤란의 심야에는 인파가 바다처럼 모여 불길을 피우고, 사원을 불태우며, 혁명수비대 지휘관 카셈 솔레이마니의 동상을 쓰러뜨리고, 이슬람 체제의 깃발을 찢는다. 시민들은 화염병을 만들어 보안 병력을 쫓아내고 있다.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서도 통제는 붕괴됐다. 시위대는 경찰 차량을 점거해 수감자를 풀어주고, 차량에 ‘왕 만세’를 적어 팔라비 왕조 복귀 염원을 표했다.
소셜미디어 X에서는 이란 국기가 1979년 이전의 사자·태양 문양으로 전면 교체됐다. 일론 머스크는 사실상 X에서 하메네이 체제를 ‘먼저 삭제’한 셈이다. 그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이란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해 봉쇄를 뚫고 시위 영상을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파하도록 했다.
충격적인 영상도 잇따른다. 마슈하드에서는 젊은 연인이 경찰 방패벽 앞에 손을 맞잡고 섰고, 시라즈에서는 한 어머니가 무장 병력 앞에 나아가다 총탄에 쓰러졌다. 그 희생은 분노를 증폭시켰다.
다른 영상에는 시민이 가로등을 타고 올라가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떼어내는 장면이 담겼다. 히잡을 쓰지 않은 젊은 여성이 하메네이 초상화를 불태워 담배에 불을 붙이는 장면은, 공포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체제 내부의 균열도 선명하다. 하급 혁명수비대 병력 사이에 동요가 퍼졌고, 일부 중간 간부는 “하메네이의 시대는 끝났다”고 토로한다. 시아파 성지 콤에서는 성직자 진영이 온건 개혁파와 강경파로 갈라졌다. 후계 문제 역시 내홍을 키운다.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를 둘러싼 부패 의혹이 고위층 반발을 촉발했다.
이란 붕괴 조짐에 드러난 중공의 공포
이란의 위기는 베이징 중난하이를 잠 못 들게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외부 간섭 반대’와 ‘안정·발전 희망’이라는 상투적 논평을 내놓았을 뿐이다. 공허한 수사는 공포와 무력감의 반증일 뿐이다.
이란은 오랫동안 중동에서 중공이 키운 반미 대리축이었다. 지정학·석유 정치·권위주의 협력·군사 공조에서 이란은 중공과 러시아와 함께 ‘공동 이익체’를 내걸며 사실상의 ‘악의 축’을 이뤄왔다. 이란 정권의 붕괴는 후원자의 무능을 드러내는 동시에 중·러 축의 와해를 가속할 것이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붕괴와 이란 전역을 집어삼킨 불길은 중공의 최후를 예고하는 리허설처럼 보인다. 이는 중국 시민에게도 역사적 참고서가 된다. 두려움을 벗고 공산당의 사악한 체제를 넘어서는 시민 저항의 씨앗이 자라고 있다.
이란 체제가 붕괴 문턱에 서자 베이징은 ‘사냥당하는 여우’의 불안을 느끼는 모양새다. 표면상 허세를 내세우는 권위주의 동맹은 속이 텅 빈 취약한 연합일 뿐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중국 본토의 일반 시민들도 중공의 폭정에 대한 공포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중국 SNS 더우인에서 한 남성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엔 (중공에 대해) ‘생리적 혐오’가 뭔지 몰랐어요. 이제는 분명히 압니다. 그 목소리, 그 얼굴을 보면 본능적으로 메스껍고 도망치고 싶어져요. 한 손으로는 더러운 짓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위대함을 떠벌리고, 스스로를 ‘선인(善人)’이라 부르죠. 비판하면 즉시 보복합니다. 이것은 매춘을 하면서 정절비(貞節碑)를 세우는 꼴 아닙니까. 이런 사람을 만나면 멀리해야 합니다. 벼락 맞을 때 옆에 있으면 같이 다치니까요.”
사람들은 이제 이 대상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안다. 중국인은 중공에서 멀어지고 ‘삼퇴(공산당·공청단·소년선봉대 공개 탈퇴)’에 나서야 한다. 시진핑 체제는 이제 붕괴의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이경찬 논설위원은 정치 PR 전문가로, 한국커뮤니케이션에서 정치·선거 전략과 홍보를 담당하며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축적했습니다. 이후 한국정치사회연구소 연구위원과 정치 보좌관으로 활동하며 정책과 정치 현장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에포크타임스 기자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언론 현장의 최전선을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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