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 2026 특별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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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선전에 맞선 예술, 관객의 이성과 마음을 움직이다

2026년 01월 16일 오전 12:54
중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션윈예술단의 여성 군무. 션윈예술단 제공중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션윈예술단의 여성 군무. 션윈예술단 제공

션윈예술단 수석 무용수 캐시 우(Kathy Wu)는 중국 공산당의 종교 박해가 이뤄지는 곳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성장했지만, 그 박해의 상처는 그의 가족을 깊게 관통했다. 정권의 정책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를 다시는 만날 수 없었고, 이 경험은 캐시로 하여금 자신의 재능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감추려 하는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2025년, 중국 공산당이 션윈을 침묵시키려는 해외 공세를 한층 강화하던 시기, 캐시는 파룬궁 박해로 인해 가족이 파괴되는 현실과, 그럼에도 꺾이지 않는 신념을 그린 무용극의 주역으로 무대에 섰다.

“션윈에 오고 나서야, 이것이 사람들이 파룬따파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해의 진실을 알리는 강력한 방식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캐시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직접 보고 느끼면 현실처럼 다가오죠. 그때 사람들은 이해하게 되고, 더 알고 싶어 합니다.”

2006년 뉴욕에서 창단된 션윈은 공연예술을 통해 중국의 진정한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국고전무용단이다.

외할머니의 이야기

캐시와 그의 어머니 루이쥔(Rui Jun)은 외할머니가 평생 성격이 급하고 고집이 센 데다 심장과 폐 질환으로 늘 병약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전했다. 그러나 어느 해, 호주에 사는 딸을 찾아올 때마다 약이 가득 든 여행가방을 들고 다니던 그가, 어느 날 약 한 알 없이 혈색이 좋아지고 평온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1998년, 임신 중이던 딸을 보기 위해 호주를 방문했을 때였다. 캐시의 부모는 극적인 변화를 보고 이유를 물었고, 외할머니는 파룬궁을 수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관심을 가진 캐시의 부모 역시 수련을 시작했다.

파룬궁(파룬따파)은 ‘진선인(眞·善·忍)’의 원칙과 다섯 가지 동작을 중심으로 명상 수련을 하는 불가 계통의 수련법이다. 1990년대 초 중국에 소개된 이후 입소문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캐시의 외할머니처럼 건강이 회복된 사례가 널리 알려졌다. 1990년대 말까지 중국 내 수련자는 7천만~1억 명으로 추산된다.

캐시에게 외할머니는 자애로운 보호자였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삶에서 사라진 존재이기도 했다. “왜 할머니가 안 오시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말이 없었고, 아버지는 농담으로 화제를 돌렸다. 진실을 들은 것은 훨씬 뒤의 일이었다.

1999년,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에 대한 전면적인 박해를 시작했다. 국영 매체를 통한 대대적인 비방 선전이 먼저 시작됐고, 7월 20일에는 전국적인 동시 체포가 단행됐다. 이후 국제 인권단체와 에포크타임스를 포함한 해외 언론은 고문, 세뇌, 강제노동, 생체 장기적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인권 침해 사례를 기록해 왔다. 이 박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박해가 시작된 직후, 외할머니는 호주 체류 비자가 만료돼 중국으로 돌아갔다. 소문은 들었지만 믿기 어려웠다. ‘선하게 살려는 사람들을 왜 박해하겠는가’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공원에서 함께 수련하던 이웃들은 관련 자료를 폐기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외할머니는 그 자료들을 대신 보관했다. 해외에 있는 딸과 연락하며 박해 소식을 전하던 그는 결국 이웃의 밀고로 체포됐다.

이후 1년간 지속적인 감시와 반복 체포가 이어졌고, 2000년대 후반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졌다. 신념 포기 각서를 강요받았으나 거부했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육체적 고문은 피했지만, 심리적 압박은 가혹했다. 남편을 통해 신념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8개월의 수감 기간 동안 건강은 급격히 악화됐다.

결정적 순간은 “딸과 손녀들이 중국에 와 체포돼 고문당하고 있다”는 거짓말이었다. 결국 그는 각서에 서명했다. 실제로 딸은 중국 대사관의 반복된 비자 거부로 입국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 외할머니는 말기 간암 진단을 받았다. 구금 중 정체불명의 주사를 반복적으로 맞았다는 증언에, 어머니 루이쥔은 동의 없는 의학 실험을 당했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2002년 12월, 외할머니는 세상을 떠났다. 루이쥔은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기자가 된 루이쥔은 이후 중국어판 에포크타임스를 통해 중국 공산당 내부 고발자 인터뷰 등 인권 침해를 폭로하는 조사 보도를 이어왔다.

외할머니와 함께한 어린 시절의 캐시 우. | 루이쥔 제공

캐시는 2020년, 무용을 공부하던 중 이 모든 이야기를 처음 온전히 알게 됐다. 동료 무용수의 가족 박해 이야기를 계기로 아버지, 어머니와 긴 대화를 나눴다.

“너무 충격이었어요. 왜 이걸 몰랐을까,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해, 그는 외할머니를 모티프로 한 이야기 무용을 창작했고, 2021년 션윈 단원이 됐다.

“할머니는 평범한 분이었지만,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하셨어요. 옳다고 믿는 일을 끝까지 지켰죠. 제게는 가장 빛나는 본보기입니다.”

멈추지 않는 탄압, 더욱 분명해지는 사명

션윈은 창단 이래 중국 공산당의 공연 방해 시도에 직면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션윈은 매 시즌 8개 공연단이 전 세계를 순회한다.

2022년 이후, 해외 탄압이 급증했다. 여러 건의 폭탄 협박, 위협 메시지가 중국발(發)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은 정말 심했어요. 거의 모든 극장에 협박이 있었죠.” 공연장과 경찰의 긴밀한 공조가 일상이 됐다.

그러나 캐시는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고 나서야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해요. 진실은 믿기 어려울 만큼 잔혹하지만, 거의 30년 가까이 계속돼 왔습니다.”

그녀는 무대 위 모든 동작과 표현에 진실을 담고자 한다. “중국 공산당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중국이 본래 어떤 문화였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것이 바로 그들이 파괴하려는 진실입니다.”

2024년 2월 19일, 호주 퀸즐랜드 브리즈번 국제공항에 도착한 캐시 우. | 라이녠전 / 에포크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