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개최…경제 협력 확대 속 안보·문화 분야 성과는 제한
악수하는 한-중 정상 | 연합뉴스 경제 협력 확대했지만 북핵·안보 현안은 원론적 공감대에 그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두 달 만의 재회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약 9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중은 약 8년 만으로, 시 주석의 방한과 맞물려 한중 정상 간 교류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불과 두 달 만에 양국 정상이 상호 국빈 방문을 주고받은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한중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 역시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을 언급하며 협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중관계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급격히 냉각됐으며, 이후 미중 전략 경쟁 심화와 한국의 대미·대일 외교 기조 강화 속에서 갈등 국면이 이어져 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용외교’를 기조로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주요 외교 과제로 설정해 왔다.
이번 방중 기간 양국은 경제·산업·공급망·기술 협력 등을 포함해 총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고려시대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경제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만 문화 교류 분야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중국 내 한국 대중문화 활동을 제한해 온 이른바 ‘한한령’과 관련해 K팝 공연 재개 등 구체적인 조치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발표되지 않았다.
안보 현안과 관련해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북한 비핵화나 북미 대화 재개와 관련한 구체적 합의나 공동 메시지는 도출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지역 평화와 글로벌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을 진다”고 언급했다.
일부 언론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언급한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의 외교적 선택을 염두에 둔 메시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양안 문제, 서해 구조물 설치 논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중국의 군사력 증강 등은 향후 한중관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중일 갈등이 동반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 역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관계의 제도적 복원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제 협력 중심의 관계 개선이 안보·외교 분야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중관계가 일정 부분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한국이 외교적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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