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환율 충격에 소비심리 급랭
한 대형마트 모습 | 연합뉴스 소비자심리지수 1년 만에 최대 하락
고물가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한 달 만에 다시 크게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해 산출된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4년) 대비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수치는 여전히 100을 웃돌지만, 지난달 반등분을 대부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
앞서 CCSI는 관세 협상 타결과 시장 예상을 웃돈 3분기 성장률 등의 영향으로 11월에 2.6포인트 상승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꺾였다. 12월에는 구성 지수 대부분이 동반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89로 7포인트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고, 향후경기전망은 96으로 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103), 생활형편전망(100), 현재생활형편(95)도 1포인트씩 낮아졌다. 반면 소비지출전망은 110으로 전월과 같았다.
한국은행은 이번 소비심리 악화의 직접적 요인으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로 인해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크게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가 향후경기전망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해 물가 상승 기대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1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등의 영향으로 11월에 하락했던 지수가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으로,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 비중이 늘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CCSI 하락이 고물가와 환율 변동성, 대외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한다.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와 향후 전망 모두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면서 내수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월 CCSI는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하며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체감과 전망이 동시에 후퇴한 가운데, 고물가와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경우 소비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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