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호주,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 승인…일본은 우려 표명

2025년 12월 13일 오전 6:05
호주 국방장관 리처드 말스가 질롱에 위치한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 연방정부가 한국 제조사와 레드백 보병전투차(IFV) 129대 도입을 위한 약 4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Courtesy of Hanwha Defence Australia.호주 국방장관 리처드 말스가 질롱에 위치한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주 연방정부가 한국 제조사와 레드백 보병전투차(IFV) 129대 도입을 위한 약 4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Courtesy of Hanwha Defence Australia.

호주 정부는 호주 기반 조선업체 지분을 두 배로 확대하려는 한국 한화 그룹의 시도에 대한 일본의 우려를 감안하여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되, 이를 저지하지는 않겠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호주의 주요 해군 조선사인 오스탈의 지분을 현행 9.9%에서 19.9%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 그룹 계열사들은 2005년부터 호주에서 광업, 물류, 지속가능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으며, 방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2019년에는 멜버른에 ‘한화디펜스오스트레일리아’를 설립했다. 현재 이 시설에서는 호주 군용 자주포 시스템이 생산되고 있다.

호주 재무장관 짐 찰머스는 12월 12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권고를 수용해, 한국 방산업체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가벼운 판단이 아니었다”며, 광범위한 협의와 장기간의 신중한 검토 끝에 내려진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적 이익, 국가안보, 국가 전체의 전략적 이익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한 “철저하고 견고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승인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여전히 소수 지분 주주이며, 지분율을 최대 19.9%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 호주 정부는 투자 확대 승인과 동시에 지배 구조 및 보안 요건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건을 부과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화의 민감 정보 접근 제한, 민감 정보 저장 방식에 대한 제한, 오스탈 이사회에 추천될 수 있는 후보자에 대한 강화된 보안 심사 규정 등이 포함된다.

오스탈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량한 모가미급 프리깃함을 약 100억 달러 규모로 호주 해군(RAN)에 공급하는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며, 향후 퍼스 헨더슨 조선소 단지에서 일본 함정의 본격적인 건조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스즈키 가즈히로 주호주 대사는 앞서 한화의 오스탈 지분 추가 매입이 현실화될 경우 “도쿄가 일정한 대응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한일 간 지속되는 외교적 긴장뿐 아니라, 방산 분야에서 지적재산권(IP)을 보호해야 한다는 일본 측의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 양국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호주는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공격적 행보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일본과의 방위 협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동시에 호주는 자국의 4대 교역국인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균형 외교에도 주력하고 있다.

호주와 한국은 민주주의 가치와 높은 수준의 경제 교류, 한국전쟁 당시 형성된 역사적 유대, 그리고 AUKUS를 포함한 방위 협력 확대를 기반으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CSP)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향후 AUKUS의 ‘필라 II’ 협력 파트너로 참여할 가능성이 큰 국가로도 거론된다.

한편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는 호주 내 사업뿐 아니라, 한화의 미국 조선 산업 참여 기회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규모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오스탈이 미국 내에서 연안전투함(LCS)과 고속수송선(EPF) 등을 건조하는 해군 함정 생산시설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