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첫 누리호 성공…한국, ‘자력 우주수송 시대’ 열렸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에는 무게 516㎏ 주탑재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부탑재위성 12기 등 총 13기 위성이 실렸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연합뉴스 정부·민간 공동체계 전환…2028년부터 연 1회 이상 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4차 발사가 27일 새벽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한국 우주개발이 ‘민간 중심 체계’로 전환하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조립을 총괄한 첫 민간주도 발사에서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12기의 큐브위성이 모두 예정된 600km궤도에 정확히 안착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나로우주센터 브리핑에서 “1시 13분 발사 후 모든 비행 과정이 정상 수행됐고, 1시 55분 위성과의 첫 교신을 확인했다”며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발사는 정부와 민간이 하나의 팀으로 참여한 첫 공동 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사체 제작·시험·조립은 민간이 맡고, 비행 운용은 항우연이 주관하는 체계가 갖춰지며 한국 우주개발의 중심축이 점차 공공에서 민간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3차 발사 이후 2년 6개월의 공백으로 산업 생태계 유지가 쉽지 않았음에도, 민간 협력업체들이 기술 인력을 지켜내고 시스템을 유지해내면서 발사 준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에 실린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지상 0.5m급의 고해상도 지구관측을 통해 국토 관리, 재난 대응, 환경·기후 모니터링 등 국가 핵심 정보를 수집하는 다목적 관측위성이다. 함께 올라간 12기 큐브위성은 우주환경 측정, 소형센서·통신·추진 기술 실증, 지구관측 시험 등 다양한 연구·실험 임무를 수행하며 차세대 우주기술 검증 플랫폼 역할을 한다.
정부는 누리호 발사를 2027년까지 두 차례 더 진행한 뒤, 2028년 7차 발사부터는 예산을 확보해 연 1회 이상 정례 발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병행해 한국의 우주수송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민간 참여 확대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향후 발사 수요를 민간에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형태로 시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공이 한국 우주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상징한다고 평가한다. 발사 간격이 길어질수록 인력·기술 공백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례 발사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고, 독자적 발사능력은 군사·정찰·통신·항법체계 등 우주안보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자산이 된다. 또한 누리호의 성능 안정화는 차세대발사체로의 기술 축적을 촉진하며, 향후 상업 발사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이 참여한 첫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이 우주 개발에서 정책 중심 국가를 넘어 민간·산업이 중심이 되는 ‘우주경제 국가’로 이동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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