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협의회 60주년…‘정교분리와 종교자유’ 학술세미나 개최
11월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종교협의회 세미나실에서 한국종교협의회(KCRP)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 에포크타임스 11월 2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종교협의회 세미나실에서 한국종교협의회(KCRP)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학술세미나가 개최됐다.
행사는 ‘정교분리와 종교자유’를 주제로 한국 종교의 역사적 궤적 속에서 정교분리의 의미와 신종교가 직면해 온 구조적 차별 문제를 조명했다.
홍윤종 한국종교협의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종교와 사회가 상생의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종교계의 공공적 역할과 사회적 책임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종교협의회가 지난 60년간 종교 간 이해와 협력을 촉진해 왔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다종교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연구와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황진수 선문대 교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의 종교사적 위치와 한국 신종교의 변천 과정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황 교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이 지향하는 이상세계 ‘천일국(天一國)’을 중심으로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설명했다. 천일국은 ‘두 존재가 하나 되는 세계’를 의미한다.
가정연합에 따르면 모든 종교는 인류를 선의 세계로 이끄는 ‘방편(수단)’이며, 종교의 궁극적 목표는 참부모 중심의 천일국 실현이므로 목표가 달성되면 제도 종교는 자연스럽게 소멸된다는 ‘종교방편론·종교소멸론’을 강조했다.
천일국 실현 과정에서 종교와 정치는 마음과 몸처럼 상호 보완적 관계로 규정된다. 가정연합의 이상세계는 초월적 신정국가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등 기존 체제를 ‘참사랑’의 가치로 질적으로 고양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며, 종교와 정치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상호 협력하고 선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라고 결론짓는다.
이어 발표한 위인규 선학UP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가정연합의 사회참여를 정교분리 원칙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가정연합의 활동이 정치 권력 추구가 아니라 공공선과 평화 실현을 목표로 하는 ‘가치 기반 참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종교의 사회참여가 곧바로 정교분리 위반으로 간주되는 것은 오해이며, 가정연합은 국제 NGO(UPF, WFWP, YSP 등)를 통해 평화·인권·가정윤리·초종교 협력 등 인류 보편 과제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활동은 특정 교리의 강요나 정치 개입이 아니라, 종교가 본래 수행해야 하는 도덕적·윤리적 역할을 공공영역에서 확장하는 형태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가정연합의 활동이 종교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사회통합의 윤리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았다. 그는 종교의 정치적 중립성은 유지하면서도, 종교가 시민사회와 협력해 평화·인권·윤리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정리했다. 종합적으로, 가정연합의 사회참여는 교단 확장이 아니라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 실천이며, 종교가 현대사회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공공적 역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김민지 선문대 교수는 정교분리 원칙이 한국 사회에서 선택적으로 적용되어 온 구조적 문제와 신종교 차별 현실을 집중 분석했다.
아울러 정교분리 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개선 방향으로 ▲국가중립성 강화를 위한 행정·재정 기준의 투명화 ▲종교보도 가이드라인 제정 및 언론책임 강화 ▲종교차별 구제제도와 교육체계 구축 ▲7대 종단 중심의 협의구조를 넘어서는 포괄적 종교 거버넌스 도입 등을 제안했다. 그는 “정교분리는 국가와 종교의 단절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중립성의 균형 속에서 이루어질 때 민주주의의 기반이 된다”며, 특히 신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가 동등하게 공공영역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종교협의회 60주년 기념 ‘정교분리와 종교자유’ 학술세미나 참가자들. | 에포크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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