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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각료회의 개막…외교·통상장관 먼저 모여 사전 조율

2025년 10월 29일 오전 9:23
한미일 외교장관. 왼쪽부터 조현 외교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 AFP/연합뉴스한미일 외교장관. 왼쪽부터 조현 외교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 AFP/연합뉴스

한미일 외교장관 회동 주목…‘경주 선언’ 조율로 정상회의 밑그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외교·통상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APEC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가 29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린다.

정상급 회담을 앞둔 실질적 사전 조율 무대로, 각국의 경제·외교 현안을 점검하고 공동성명 문안을 확정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된다.

21개 회원국 장관들이 참석해 전날까지 진행된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결과를 토대로 본회의 준비에 들어갔다. 첫날인 29일 오후 만찬을 시작으로 30일 본회의가 열리며, 이 자리에서 ‘경주 선언’ 초안과 별도의 AMM 공동성명 채택 방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본회의는 2세션으로 나뉜다. 1세션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주재해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역 도전과제 대응 및 공동 번영 방안을 논의하고, 2세션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의장을 맡아 신기술을 활용한 역내 공급망 강화와 무역 증진 방안을 다룬다.

의장국인 한국은 올해 APEC 주제를 ‘연결, 혁신, 번영(Connectivity, Innovation, Prosperity)’으로 정하고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올해 의장국으로서의 주요 성과를 정리하고,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막바지 준비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오후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참석하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도 열린다. 지난달 뉴욕 유엔총회 이후 약 한 달 만의 3국 회동으로,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 주장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정세 속에서 대북 공조 의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음 날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일 장관들이 대중국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어려운 만큼, 장관급 회동이 3국 협력의 상징적 의미를 대신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APEC은 모든 의사결정을 컨센서스(만장일치) 방식으로 채택하는 만큼, 미국과 중국 간 통상·공급망 갈등이 ‘경주 선언’ 문안 조율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상회의 결과물의 방향은 이번 각료회의에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주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이미 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경축 분위기가 한창이다. 28일에는 영남대학교 국악전공 학생들이 야외무대에서 ‘판굿’ 공연을 펼치며 행사 분위기를 띄웠다. 오는 31일부터는 각국 정상들이 속속 경주에 도착해 본격적인 다자외교 일정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