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권, 여행 금지 국가 지정 추진…“中 자의적 구금 위험”

중국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가족들과 의원들이 자의적 체포 우려 때문에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로 상향 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9월 18일(이하 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에서 거의 2년간 구금되었던 전 영국 기자이자 금융사기 조사관인 피터 험프리는 “중국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증언했다.
이 청문회에는 공산 중국에서 8년 이상 감옥에 갇혀 있었던 자들의 가족(미국인) 4명이 참석했다. 이 문제는 최근 중국 태생의 귀화 미국인 목사 데이비드 린이 중국공산당에 의해 18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가 석방되면서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국무부는 현재 미국인들에게 중국 여행을 재고하도록 권고하는 3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이 권고는 “법의 자의적 집행”으로 인해 개인들이 중국을 떠나는 것이 금지되고 부당한 혐의로 구금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청문회 증인들과 중국 의회-행정부 위원회(CECC)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뉴저지)은 이러한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무부의 여행 경보를 한 단계 더 높여 ‘여행 금지’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회가 2000년 공산국가 중국의 인권 유린을 감시하기 위해 창설한 CECC에 따르면, 베이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미국인을 구금하고 있다. 석방 이후 이 문제를 연구해 온 험프리와 인권단체 두이화재단(Dui Hua Foundation)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200명 이상의 미국인이 구금, 출국금지 또는 기타 강제 조치를 당하고 있다.
험프리는 “그들 중 누구도 거기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무엇으로 기소됐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을 공정한 판사가 있는 독립적인 법정에서 받지 못했다면 유죄든 무죄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민주당-오리건)은 미국인 억류 문제 해결을 미중 대화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중국 의회-행정부 위원회 공동의장인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민주당-오리건)이 2024년 9월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 억류 미국인들에 관한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Chen Lei/The Epoch Times
머클리는 “중국은 우리의 개방된 시장에서 자국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과 관련된 많은 이익 때문에 관계 개선을 추구한다. 우리는 이 사실을 지렛대로 사용해서, 중국이 여러 관행들을 바꿔야 하고 구금된 사람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떤 다른 측면보다 이것이 대화의 핵심 부분이 되어야 한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잭 넌 하원의원(공화당-아이오와)은 중국이 이 문제를 전술로 사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향후 무슨 일이 생기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표적으로 쓸 수 있는 예비 구금자들의 목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잭 넌 하원의원(공화당-아이오와)이 2024년 3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 의회-행정부 위원회의 중국공산당 강제 장기적출 청문회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이런 관점에서 그는 여행 경보 상향 조정이 첫 번째 단계라며, “하지만 이는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더 큰 체스 게임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미국인을 포로로, 정치적 인질로 잡고 있으며, 이는 모든 가족, 그들과 관련된 모든 사람, 미국 내 모든 기관에 파급 효과를 미친다”고 덧붙였다.
스미스 의원은 중국에 억류된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가족 구성원들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중국에서 죄 없이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중국 의회-행정부 위원회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공화당•뉴저지)이 2024년 9월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 억류 미국인들에 관한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Chen Lei/The Epoch Times
무거운 대가
해리슨 리의 아버지 카이 리는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자의적이라고 판단한 간첩 혐의로 상하이에서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사업가다. 청문회에서 해리슨 리는 아버지가 감옥에서 뇌졸중을 앓았고 이빨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아버지가 7명에서 11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좁은 감방에 갇혀 있다는 생각에 몸서리를 친다”고 말했다.

중국에 억류된 미국 시민 카이 리의 아들 해리슨 리가 2024년 9월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국 억류 미국인들에 관한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Chen Lei/The Epoch Times
넬슨 웰스 주니어는 2014년 중국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체포되었는데, 그가 구운 식품이 들어있다고 생각한 가방에서 중국 당국이 마약을 발견했다고 그의 아버지 넬슨 웰스 시니어가 청문회에서 말했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들 웰스는 구금되어 있으며, 쇠약해지는 만성 통증, 발작, 영양실조, 심각한 우울증과 자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같은 해에 구금된 던 미셸 헌트도 유사한 혐의로 감옥에 갇혀 있다. 그녀의 오빠인 팀 헌트는 위원회에서 “동생을 집으로 데려와 달라”고 목이 멘 소리로 애원했다.
던 헌트는 상금을 받아 가라는 말에 속아서 홍콩과 중국 본토로 갔고, 그곳에서 안감에 불법 마약이 숨겨진 명품 가방을 받았다고 그녀의 오빠가 말했다. 그녀는 현재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가족은 그녀가 수감 초기에 리튬 배터리를 만드는 일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팀 헌트가 6월에 10년 만에 처음 그녀와 대면했을 때 그녀의 상태가 너무 악화되어 자궁 출혈을 우려해 무거운 것을 들 수도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간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는 가족에게 많은 것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팀 헌트는 수감 생활이 여동생에게 눈에 보이는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심지어 사진이 붙어 있는 감옥 신분증을 봐도,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 없었다”며 그녀의 회색 머리, 창백한 안색, 튀어나온 눈, 앙상한 몸매를 언급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사진을 들고 있는 줄 알았다”며 몸서리를 쳤다.
거의 91세인 그들의 아버지는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고, 가족들은 너무 늦기 전에 재회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헌트는 “나는 아버지와 동생이 재회할 수 있도록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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