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첨단 과학장비 80% 수입 의존…산업 ‘병목’ 여전

서방 독점 여전…핵심 부품은 돈 있어도 못 사
천문학적 금액 투자한 반도체 굴기도 무산
중국이 수년째 첨단 과학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유럽의 기술 봉쇄와 수출 규제 속에서 연구개발의 자립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매체들은 최근 자국 고급 실험실 장비의 국산화율이 20%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제조용 노광장비(ASML), 정밀 가공 기계, 산업용 소프트웨어, 고급 소재는 물론 전자현미경·질량분석기 등 핵심 연구 장비 대부분이 서방 기업 제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일부 핵심 부품은 미국·유럽의 기술 봉쇄로 인해 유통 자체가 막혀 있어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의 중국 전문가 프랭크 셰 교수는 “1990년대 이후 중국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연구용 장비는 거의 전량이 수입산이었다”며 “정밀 기계, 산업용 로봇, 첨단 의료 진단 장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셰 교수는 “중국은 기술을 모방·도입했지만 창의적 연구개발 환경이 부재해 최고 수준 기술을 자체적으로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중국 관영 ‘과기일보’는 반도체, 노광장비, 항공용 타이어 등 35개 ‘국산화 시급’ 기술을 집계한 바 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도 핵심 기술의 대부분은 여전히 자력 돌파가 어려운 상태다.
재미 경제학자 데이비 웡(黃)은 “중국에 인재는 많지만 연구 체계가 논문 위주, 성과 부풀리기에 치우쳐 있어 진짜 역량 있는 인력들은 밀려나고 있다”며 “유럽의 첨단 장비 업체들은 수십 년, 수백 년간의 축적을 거쳐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중국은 문화대혁명 등으로 기초 학문 인재의 단절을 겪은 뒤 아직 기반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정부의 자금 투입이 많아도 관계 당국 및 학계의 부패, 권력 남용으로 엉뚱한 곳에 소진되는 경우가 많아 기술 축적 기간을 앞당기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1조 위안(약 200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상당수 프로젝트가 ‘졸속·부실’로 끝났다.
중국 내부적 요인 외에 국가안보, 외교적 원인으로 인한 외재적 제약도 존재한다. 특히 미국은 전략적으로 차세대 핵심 분야에서 공산주의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비행기 부품 공급을 통제하고 있어, 미국산 부품 없이는 중국 비행기가 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보잉 부품 수출이 중단되자 중국 내 약 200대의 항공기가 운항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셰 교수는 “최첨단 기술은 돈만으로 쌓아 올릴 수 없고, 미국·일본·유럽은 중국에 2~3세대 낡은 기술만 제공한다”며 “첨단 장비와 부품 없이는 중국의 고속철·민항기 제조업도 즉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이 여전히 핵심 과학 장비 국산화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그널을 던진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일본·유럽과 함께 공급망 내 핵심 축으로서 입지를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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