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CDC 국장 한 달 만에 전격 해임…“대통령 의제와 불일치”

미국 백악관이 현지시간 27일(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인 수전 모나레즈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모나레즈 국장이 사직 요구를 거부한 것이 직접적인 사유로 알려졌다. 최근 백신 정책과 공중보건 지침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미 네 명의 고위 관료가 잇따라 사임한 상황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성명에서 “그녀는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보조를 맞추지 않았다”며 면직 이유를 밝혔다. 같은 날 저녁,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소셜미디어 X에 “수전 모나레즈는 더 이상 CDC 국장이 아니다. 그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날레즈 측 변호인은 즉각 성명을 내고 “해임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자진 사퇴할 계획도 없다”고 반박했다.
올해 50세인 모날레즈는 CDC의 21번째 국장이자, 2023년 제정된 새 법에 따라 처음으로 미 상원의 인준을 받은 국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녀를 CDC 국장 대행에 임명한 뒤, 당초 내정자였던 데이비드 웰던의 지명을 철회하고 3월 모날레즈를 정식 후보로 지명했다. 그녀는 지난 7월 31일 취임 선서를 했지만, 임기는 불과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리게 됐다.
모날레즈의 짧은 재임 기간은 파란의 연속이었다. 지난 8일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CDC 본부 맞은편에서 한 30대 남성이 총격을 벌였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경찰관 1명을 살해한 뒤 CDC 건물에 180발 넘게 총격을 가했다. 이후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행히 CDC 내부에서는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이 사건은 직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갈등과 논란의 중심에 선 CDC
1946년 설립된 CDC는 원래 말라리아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전염병·만성질환 대응을 비롯해 전 세계 보건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핵심 인사들의 연쇄 사퇴, 보건복지부 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의 기존 백신정책 전환 시도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모나레즈는 “백신과 공중보건 개입, 과학적 근거를 중시한다”고 밝혔지만, 케네디 장관의 백신 회의론과의 충돌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피했다. 결국 이번 해임은 행정부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