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반구천 암각화·금강산, 나란히 세계유산 등재

2025년 07월 15일 오전 10:31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 중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모습. | 연합뉴스울산 '반구천의 암각화' 중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의 모습. | 연합뉴스

남북 유산,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반구천 암각화, 한국 17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한국의 ‘반구천의 암각화’와 북한의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나란히 등재됐다. 남북의 문화유산이 같은 해, 같은 회의에서 함께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문화유산의 국제적 공인을 계기로 향후 문화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 시간) 한국이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이어 13일에는 북한의 ‘금강산’을 세계유산 목록에 각각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반구천 암각화를 포함해 총 17건(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고, 북한은 금강산을 포함해 모두 3건의 세계유산을 등재하게 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2일(한국시간)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되자 환호하고 있다. | 외교부 제공

한반도 선사문화의 걸작, ‘반구천의 암각화’

울산 울주군 반구천(대곡천) 일대에 자리한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다.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지 15년 만의 결실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선사인의 예술성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걸작”이라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 전통의 독보적인 증거”라고 평가했다. 고래와 고래잡이, 샤먼, 호랑이, 거북 등 300여 점의 그림은 당시 생존과 의식, 정신세계까지 담아낸 인류문화유산으로 주목받는다.

한편 이 유산은 1965년 건설된 사연댐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수몰·노출이 반복되며 훼손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 세계유산 등재가 체계적 보존대책 마련의 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금강산도 세계유산에…북한 세 번째 등재

북한의 ‘금강산’은 천혜의 자연미와 더불어 오랜 불교문화의 중심지로서의 가치가 함께 인정되며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독특한 지형과 산악 경관, 순례와 산신앙이 결합된 문화경관(cultural landscape)으로 등재됐으며, 이는 북한의 세 번째 세계유산이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당초 북한이 신청한 ‘복합유산’ 형태를 일부 조정해 해금강, 총석정을 제외한 지역을 문화경관으로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금강산을 두고 “수세기에 걸친 한국 산악 불교문화의 탁월한 측면을 보여주며, 한반도 산악 신앙 전통과 경관이 어우러진 고유한 문화경관”이라고 평가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수로,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활용하겠다”며 “이번 등재가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