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 맞나?”…상가 공실 급증하는데 中 당국은 “5% 성장”

지방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와 뚜렷한 온도차
상하이 자영업자들이 전하는 체감 경제
중국 당국이 2025년 1분기 상하이 경제가 5.1% 성장했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체감은 정반대다. 거리에는 인파가 사라지고, 자영업자는 빚더미에 허덕인다. ‘통계 경제’와 ‘체감 경제’ 사이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발표에서 2025년 1분기 상하이의 지역 내 총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전체 성장률(5.0%)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그러나 현지 시민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은 전혀 다르다. ‘성장률 5%’의 숫자 이면에는 얼어붙은 상권과 쇠락하는 중산층, 외식업 붕괴와 플랫폼 경제의 그늘이 어른거린다.
상하이에서 국수를 파는 자영업자 아창(阿昌)은 최근 자신의 자영업 경험을 SNS에 공유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정부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지만, 서민의 삶은 오히려 더 팍팍해졌다”며 “장사는 어렵고, 그저 겨우겨우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아창이 밝힌 사연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상하이에 처음 올라와 물류회사 지게차 운전사로 일했지만,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가 국수 만드는 기술을 배워 다시 상하이에 창업했다. 한때는 분점이 3곳으로 늘어났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 곳만 남았다.
현재 운영 중인 국숫집도 과거에는 퇴근 시간마다 붐볐지만, 지금은 밤 12시가 돼서야 손님이 한두 명 들어올 정도로 한산해졌다.
그는 “상하이 시내 지하철과 거리, 심지어 상업지구조차 예전처럼 붐비지 않는다”며 대도심 주요 관광지를 제외하고는 평일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고, 오피스 빌딩 상당수는 공실 상태라고 전했다.
“사람이 사라졌다”… 외지인 유입 끊기고 도심 인구 급감
인구 감소도 체감 경기 침체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상하이 당국이 발표한 2024년 통계공보에 따르면, 상하이의 상주인구는 24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7만2천 명 줄었다. 특히 외부 인구 유입을 나타내는 ‘외지 상주인구’는 983만 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천만 명 선이 무너졌다.
아창은 “2018~2019년 즈음 시 정부가 불법 건축을 대대적으로 철거하면서, 도심 외곽의 소형 공장과 임대주택이 함께 사라졌다”며 “당시 공장에서 일하던 외지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대 수요가 줄자 주거용 오피스텔 등은 텅텅 비었고, 젊은 노동자층이 사라지면서 식당 손님도 줄어들었다. “이전엔 초등학생이던 손님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꾸준히 왔는데, 지금은 부모의 회사가 문을 닫아 고향으로 내려간 경우가 많다”고 아창은 전했다.
상하이 거주 웨이보 이용자 ‘상하이 사람(上海人)’은 자신을 “파산 직전까지 추락한 중산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에 집을 사면서 200만 위안(약 3억7천만원) 가까운 대출을 받았고, 이후 정부의 경기 회복 메시지를 믿고 식당까지 창업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중산층도 무너진다”… 부채·투자 실패로 파산 위기
2022년 제로 코로나 봉쇄 시기에는 소액 대출을 받으며 버텼고 2023년에는 ‘보복적 소비’가 올 거라는 언론 보도를 믿고 마지막 자금을 짜내어 투자를 했으나 오히려 이것이 결정타가 됐다. 정부와 언론이 선전하던 소비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가진 돈도 없고 빚만 남았다”며 “중국 경제가 내리막길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재경대학은 지난 4월 상하이 지역 소비자신뢰지수가 111.4 포인트로 전 분기보다 10.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6.5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졌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자영업자들과 시민의 삶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는 게 중국 소셜미디어에서의 반응이다. 당국의 통계는 여전히 성장세를 주장하지만, 시민들이 피부로 만나는 현실은 “적자 속 버티는 일상”으로 요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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