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채택…‘9평 공산당’에서 제안한 대중 전략 2가지

‘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이하 9평)은 2004년 11월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이 책은 “세계를 재난으로 몰아넣은 국제 공산주의 운동, 특히 중국 공산당에 대한 사형선고 판결문이다”라고 선언했다. 9평은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례와 체험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실체를 철저하게 파헤친 책으로 각국의 대중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백악관의 대중 전략에서도 ‘9평’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이 아니다’…정권과 국가의 구분
중국 공산당은 집권 이후 줄곧 ‘당이 곧 국가’라는 선전을 펼쳐왔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공산당이 곧 중국이며 중국이 곧 공산당이라는 논리를 주입해 왔다. 이는 공산당 정권의 억지 주장이었지만 개혁개방 이후 중국 공산당의 경제력과 국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제사회에서도 점차 둘을 구분하는 인식이 희미해졌다.
전통적인 중국은 5천 년의 역사를 지녔으나 공산당 정권은 설립 후 70여 년이 지났을 뿐이다. 정권이 국가와 구분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더욱이 공산당은 폭력과 기만으로 권력을 장악했고,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켰으며, 극심한 빈부격차를 초래하고도 민주적 전환을 거부하고 있다. 이 정권은 정당성을 잃어버렸다.
‘9평’은 공산당을 “사회에 기생해 국민을 조종하고, 권력 유지를 위해 사회를 통제하며, 자원을 독점해 사회적 부를 흡수하는 존재”라고 규정한다. “중국인과 중국 사회에 빙의한 사악한 영체로 반자연적·반인류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과 중국을 구분하는 것은 상식의 회복이자, 공산당이 설치한 현실적, 정치적 위장 장치를 해체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국 의회도 인정한 부분이다. 2011년, 미국 연방 상하원은 ‘9평’이 촉발한 중국 내 공산당 탈당운동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1972년 닉슨 대통령 이래 이어졌던 ‘중국과의 협력 노선’을 뒤집고 ‘중국’과 ‘공산당 정권’을 명확히 구분하기 시작했다.
그 정점은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2020년 7월 23일 연설이었다. 폼페이오는 중국 관련 연설에서 “중국 국민과 공산당은 분명히 다르며, 공산당은 14억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산당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외부 적이 아니라 자국민의 솔직한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은 2022년 5월 “미국은 중국 인민의 성취와 역사, 문화를 존중하지만 공산당과는 체제 차원의 분명한 갈등이 있다”고 말했다. 2023년 2월에는 미 하원이 초당적 기구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공산당은 중국 국민의 대표가 아니다”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일부 언론은 이 위원회의 명칭을 ‘중국 특위’라고 번역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못한 보도다. 위원회는 미국의 경쟁 상대가 ‘중국’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2025년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미국의 대중 정책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3월 4일, 미국의소리(VOA)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국민을 명확히 구분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방침을 보도했다. 이후 국무부 공식 웹사이트에도 이러한 지침에 따라 중국과 관련한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이는 외교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이 쓰고 있던 ‘중국’이라는 가면을 벗겨낸 것이다.
‘깡패 정권’…중국 공산당의 본질에 대한 인식
9평은 “공산당은 태생적으로 불량배 기질을 가진 조직”이며 “중국 공산당은 ‘중국식 조직폭력배 사회주의’를 실현 중”이라고 진단한다. 즉, 중국 공산당은 국가라는 외피를 쓴 범죄 집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공산당을 여느 국가처럼 신뢰하며 맺은 계약이나 협약은 결국 상대방의 피해로 끝난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대미 관계에서 기만 전략을 사용했고, 중국의 변화를 기대했던 미국은 여러 차례 속아 넘어갔다. 미국은 중일전쟁 당시 공산당의 이간질에 속아 국민당과 장제스가 일본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고 오해했고, 국공 내전 때는 오히려 국민당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했다. 닉슨 행정부는 소련과 맞선다는 명분으로 중국(공산당)과의 관계를 개선했지만,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진정한 협력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9평 발행 이후 미국 정부의 대중 정책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 전략 자문이었던 마이클 필스버리는 2016년 자신의 책 ‘백년의 마라톤’에서 중국 공산당이 세계 패권을 노리고 장기간 위장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깡패 정권으로서의 본질을 감췄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 공산당의 깡패 정권 행태를 직시하는 움직임은 더 뚜렷해졌다. 2019년 중공은 미국 외교관이 홍콩 시위 지도자들과 만났다는 이유로 해당 인사의 가족 정보까지 노출했다. 국무부는 “이건 깡패 정권(thuggish regime)의 전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20년 팬데믹 이후에는 사실상 신(新)냉전이 시작됐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중국 공산당에 대해선 신뢰가 아니라 불신을 바탕으로 감시하고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 냉전 당시 레이건의 대소련 원칙 ‘신뢰하되 검증하라’보다 훨씬 강경한 접근이었다.
2025년 트럼프 2기 정부는 이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상원의원 시절부터 대중 강경파였던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은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에서 철저히 ‘상호주의와 공정성’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중국 공산당의 행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9평’은 중국을 보는 국제사회의 기본 교과서
미국은 40여 년의 냉전 기간 동안 공산당이 무엇인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고, 중국 국민당 역시 중공의 본질을 끝내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9평은 역사상 최초로 중공의 본질을 명확히 밝혀낸 문헌이다.
공산당은 중국을 대표하는 정당이 아니라, 중국 국민을 탄압하고 중국 문명을 파괴하며, 종교와 신념을 짓밟고 세계 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존재다. 중국 공산당은 정당이 아니라 깡패 집단에 빙의한 사악한 영체다. 그것과 협력하는 것은 일반적인 정권과의 협력이 아니라, 악랄한 집단과의 합작을 의미한다.
‘9평’은 통찰력, 현실성에서 세계 각국의 대중 전략의 ‘기본 교과서’라 할 만하다. 지금까지 20년간 그 영향력은 꾸준히 확대돼 왔으며, 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현재에 더욱 그 필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9평’을 새롭게 읽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 영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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