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이 잊었어도 세계는 기억” 민주화 인사들, 톈안먼 36주기 연대 행동

2025년 06월 03일 오후 12:10

20개국서 ‘6·4 톈안먼 기억하기’ 릴레이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진상규명 요구

중국 공산당의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 이른바 ‘6·4 학살’ 36주기를 맞아 전 세계 약 20개국의 반중공 민주화 인사들이 공동 릴레이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6·4를 잊지 말자’는 구호 아래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촉구했다.

중국민주당국제연맹 제리젠(界立建) 주석은 “올해는 중국 공산당의 톈안먼 학살 36주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는 잊지 않았고, 잊을 수도 없다. 반드시 학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리젠 주석은 각국의 중국 민주화 활동가들이 도시별로 기념 행사와 온라인 릴레이 활동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며 “세계가 연대해 중국 공산당에 맞서는 것은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 호주 시드니, 미국 괌과 샌프란시스코, 필리핀 마닐라, 일본 도쿄 등에서는 현지 반중 단체와 민주 인사들이 추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중국 민주화 활동가 왕수펑(王守峰)이 시위를 주도했고,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후판(胡攀)이 “운명과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운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민주화 활동가 부성리(符勝利)가 “잊히지 않기 위해 우리는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괌의 중국 민주화 인사 신위(辛雨)는 “진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독재를 거부하고 자유와 민주를 위해 싸우자”고 밝혔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활동하는 왕융훙(王永紅)은 “공산당은 중국인의 자유를 억누를 수 없다. 그들은 결국 역사 속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1989년 당시 중국 공산당은 베이징에 30만 명의 인민해방군 병력을 투입해 학생과 시민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했다. ‘인민’을 억압에서 해방한다는 군 창설 취지가 무색한 학살이었다.

새벽에 잠든 학생과 노동자들을 탱크로 짓밟고, 비무장 민간인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한 톈안먼 학살에서는 최소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사망자 수는 여전히 은폐돼 있다.

중국 공산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한의 무력만 사용했으며 피해자는 소수에 그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도 이 사건에 대한 언급 자체를 철저히 단속할 정도로 금기시하고 있다.

2017년 영국 국립문서관이 공개한 비밀 해제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주중 영국대사 앨런 도널드는 “중국군 장갑차로 시위대를 밀어 죽이고, 시신은 불태워 처리했다”고 영국 정부에 보고했다. 그는 사망자가 1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톈안먼 학살은 학생과 시민의 피해만 기억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임금 체불과 구직난에 항의하려는 노동자들의 시위로 시작됐으며, 노동자들의 피해도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들은 중국 공산당의 계급사회에서 하층민에 속했고 철저하게 기억 저편에 묻혔다.

직접 톈안먼 학살을 겪은 상하이 민주 운동가 구카이(顧凱)는 “1989년 당시 대학생으로서 시위에 참여했고, 이후 투옥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상하이 노동운동 지도자 왕먀오건(王妙根)이 공안병원에 장기 수감돼 있다”며 민주화 시위에 참가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올해 6·4 추모 행사는 단순히 기억하는 일을 넘어,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에 맞선 국제 사회의 경각심과 행동을 촉구하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밴쿠버에서도 관련 행사들이 이어졌으며, 현지 단체들은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의 침투 위협을 간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캘거리 민주화 활동가 조링쥔(趙令軍)은 “피로 얼룩진 독재의 상처를 전 인류는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활동가 딩창(丁強)도 “6·4는 국가나 이념을 뛰어넘는 인도주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의 몰락이 머지않았다는 기대와 전망도 잇따랐다. 네덜란드의 민주화 인사 쉬정(徐崢)은 “올해가 중국 공산당 붕괴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민주화 인사 펑자오(鳳照)와 샌프란시스코의 최윤성 씨는 공산당 체제의 종말을 위해 세계 민주 진영이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도쿄의 중국 민주화 인사 루자시(盧家熙)는 “정의는 반드시 권력을 이기고, 독재는 언젠가 무너진다”고 말했고, 미국 뉴욕의 예룽(葉榮)은 “민주적인 중국이 세워질 때까지 우리는 싸울 것”이라고 성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