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원양조사선, 또 해저케이블 인근서 ‘수상한 움직임’

2025년 05월 22일 오전 10:36

중국의 원양 과학연구선이 해저 통신망 인근에서 또다시 미심쩍은 항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해당 선박이 글로벌 통신의 핵심 인프라인 해저케이블 관련 데이터를 수집 중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9일(현지시간) 해양 분석 전문업체 윈드워드(Windward)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원양 수산자원 조사선 ‘쑹항(淞航)호’가 4월 중 해저케이블 상공을 중심으로 의도적으로 선회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이 배를 과학연구선으로도 칭한다.

윈드워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 세계 선박의 항적을 분석하는 민간 정보업체다. 이번 보고서에서 윈드워드는 “‘쑹항’호의 움직임은 일반적인 어업 활동과는 명백히 다른 패턴을 보이며, 지도 제작이나 감시 활동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당 선박의 항로는 격자무늬(grid pattern)를 그리며 해저케이블이 지나가는 구간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이런 경로는 통상적인 어선의 비정형적 이동 패턴과는 현저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분석에 따르면 쑹항호는 지난달 일본 동부와 필리핀 동쪽 해역의 태평양 해저케이블 인근 해역에 집중적으로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국 선박들은 외국 영해에서 사전 허가 없이 정보 수집이나 해양 조사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번 쑹항호의 움직임 역시 국제법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쑹항호의 항적이 글로벌 통신망의 중추인 해저케이블과 겹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대륙 간 데이터 트래픽의 약 99%는 해저 광케이블을 통해 전송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중국 선박이 이들 해저케이블을 훼손하거나 절단한 정황도 여러 차례 포착됐다.

올해 2월 대만 당국은 해저케이블 손괴 혐의로 중국 선박과 승무원을 억류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해당 선박은 민간 어선을 가장하고 케이블 인근 해역을 반복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정부는 관련 의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