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국유장기’, 대만서 700회 이상 상영…협박 속 상영 지속

상영 이후 100여 건의 협박 메시지 접수…대만 정부까지 공식 대응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 적출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 ‘국유장기’(State Organs)가 대만 전역에서 700회 이상 상영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협박과 위협이 잇따랐지만,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대만 사회는 상영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만 현지 배급사 ‘슝스(雄獅)’ 필름의 관젠중(管建忠) 대표는 “‘국유장기’는 중국 공산당의 강제 장기 적출 범죄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로, 2024년 7월 대만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계속 상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중국계 캐나다 감독 레이먼드 장과 프로듀서 송메이신(宋美馨), 강제 장기 적출을 직접 목격한 의사 정즈(鄭治), 미국 ‘파룬궁 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 대표 왕즈위안(汪志遠) 등이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대만에서의 첫 상영 일정에 맞추어 대만을 방문해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에 나섰고, 이로 인해 대만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영화는 타이베이, 타이난, 가오슝 등 대도시를 비롯해 지방 도시, 병원, 대학, 지방의회 등 대만 전역의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됐다. 현재까지 누적 상영 횟수는 700회를 넘었으며, 오는 6월 말까지의 상영 일정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상영은 순탄치 않았다. 10월 5일에는 타이베이의 ‘진선미 극장’에 총알과 함께 위협 편지가 송달됐다. 그 이후 영화가 상영되는 대만 각지의 영화관, 대학, 의회 등에 협박 메시지와 편지가 100건 넘게 접수됐으며, 심지어 폭탄 설치를 암시하는 위협 메시지를 받은 곳도 있었다.

관 대표는 “일부 극장에서 상영을 꺼리기도 했지만, 대만은 표현과 영화 방영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라며 “절대 악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각 지방의회와 입법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여러 의원들로부터 지지와 격려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협박이 이어지자 대만 정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중화민국 대륙위원회는 2024년 11월 7일 성명을 통해 ‘국유장기 상영에 대한 협박 사건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대만 내에서 어떤 형태의 위협이나 괴롭힘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또한 같은 해 11월 27일에는 입법원(국회 격) 외교국방위원회가 이 사안을 공식 안건으로 채택했다. 회의에는 국가안보국, 문화부, 대륙위원회 관계자들이 초청됐고, ‘국유장기’ 상영 방해 사건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의 역외 간섭에 대한 보고와 질의가 이뤄졌다. 입법위원(국회의원 격) 왕딩위는 “입법원 역사상 다큐멘터리 영화가 위원회 정식 보고 안건으로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협박 속에서도 이어진 상영…젊은 관객 80% 차지
현지 배급사 관젠중 대표는 “소셜미디어에서 ‘국유장기’ 관련 검색이 급증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왜 이 영화를 보면 협박을 받는가’, ‘중국 공산당은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관 대표는 “‘국유장기’는 대만 전역에서 700회 이상 상영됐으며, 전체 관객 중 약 80%가 젊은 층이다. 이는 영화가 중국 현실에 대한 성찰과 공산당 체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젊은 세대에 확산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외부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시 의원 홍젠이도 “협박을 일삼는 자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이 영화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 증거와 영상, 전직 중국 군의관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사실 기반의 고발 다큐멘터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유장기’는 7년에 걸쳐 제작된 장편 다큐멘터리로, 중국 공산당이 파룬궁 수련자를 대상으로 자행한 강제 장기 적출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영화는 실종된 가족을 찾는 두 가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의 현실을 구체적이고 감동적인 방식으로 전달한다.
영화 제목 ‘국유장기’는 문자 그대로 국가가 인체 장기를 ‘국유화’하여 소유물처럼 취급한다는 충격적인 현실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장기 적출을 직접 목격한 중국 출신 의사 정즈의 증언과 실제 피해자들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됐으며, 그만큼 생생하고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23년 캐나다 라이온 어워드에서 최우수 감독상과 음악상을 수상했고, 2024년에는 미국 골드 메달 영화 경쟁 어워드, 맨해튼 영화제 최우수 인권 다큐멘터리상 등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현재는 2025년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도 올라 경쟁 중이다.
* 중위안(鍾元) 기자가 이 기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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