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코로나19″…중국, 5월 연휴 기점으로 또 재확산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전국 지정 감시 병원의 코로나19 양성률이 두 배로 뛰었지만, 중국 당국은 공식적인 감염자 수나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 SNS에는 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는 영상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으며, 각지 시민들 사이에서도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많다”, “사망자도 적지 않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관련 정보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둥성에 사는 장(張)모씨는 지난 3월 말 심각한 코로나 증상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도 몇 번 감염됐지만 이번엔 정말 힘들었다”며 “호흡 곤란과 폐 통증까지 겪어 2주 가까이 앓았다”고 전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코로나라고 하지도 않는다”며 “이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누구나 다시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산둥성 쯔보에 사는 한 젊은 부모는 노동절 연휴(5월 1~5일)에 가족이 외출한 뒤 전원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아이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됐지만, 자신은 열흘이 지나서야 증상이 가라앉았다며 “이번 감염은 이전보다 증상이 덜했지만, 폐렴이 의심될 정도로 기침이 심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차오양구에 사는 쉬(徐)모씨는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다른 일로) 응급실에 갔다가 감염된 것 같다”며 “확진자는 병원에 보고되는데, 의사도 세팔로스포린을 처방해 줬다”고 전했다.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은 중국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특효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장쑤성 쉬저우에 사는 리(李)모씨는 “곧 돌이 되는 아이가 고열에 시달려 병원에 갔더니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며 “할머니가 이웃에게 감염돼 아이에게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산시성 바오지의 샤오(蕭)모씨는 “요즘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의사들은 그냥 감기라고 하지만, 예전 코로나 때랑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도 잘 듣지 않고 회복까지 오래 걸린다”며 “지방 병원에선 그냥 이름만 바꿔서 감기라고 할 뿐”이라고 했다.
당국도 ‘확산세’ 인정… 사망자 많다는 증언 이어져
베이징 차오양구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 12일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활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NB.1 변이 계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 NB.1 계열은 XDV 변이의 하위 변종으로,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4월(3월 31일~5월 4일) 한 달간의 감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급성 호흡기 감염 환자의 코로나 양성률은 7.5%에서 16.2%로 뛰었고, 중증 입원환자의 경우도 3.3%에서 6.3%로 상승했다. 남부 지역의 양성률이 북부보다 높았으며, 15세 이상에서 특히 감염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수치 외에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등 구체적인 통계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최신 감염 통계도 2025년 3월에 머물러 있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확진자는 5만6천여 명으로 이 가운데 중증 131명, 사망자 7명이다.
당국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상황과는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 유행 초기부터 사망자 수 은폐 의혹에 지속적으로 휩싸여 왔다.
산시성의 샤오씨는 “우리 지역에서도 최근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며 “불과 며칠 사이에 우리 마을에서만 5~6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밤새 사망하거나, 고열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코로나”… 온라인서 논란 확산
상하이에 거주하는 류(劉) 씨는 최근 NTDTV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도 원인을 기저질환으로만 설명한다”며 “코로나라고 직접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쓰촨성 쯔궁의 중(鍾)모씨는 “이번 유행은 벌써 반달 넘게 지속 중”이라며 “70대 친구 몇 명이 평소 건강했는데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망 소식도 당국이 전부 차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2022년 12월 갑작스러운 ‘제로 코로나’ 정책 해제 이후 중국 전역에서 감염자가 폭증했고, 화장터와 장례식장이 마비될 정도였지만, 중국 당국은 이후 사망자 수나 장례 데이터 발표를 사실상 중단했다.
16일, 중국 인터넷에서는 “코로나 감염 재확산”이라는 키워드가 주요 화제가 됐다. “돌 된 아기가 고열로 이틀 밤낮을 앓았다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5월 들어 주변 어르신들이 줄줄이 쓰러졌고, 장례 음악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노동절 연휴에 외출하고 나서 감기 증세가 심해 병원에 갔더니 코로나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아시아 각국에서도 코로나19 양성률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홍콩 보건당국은 4월 초 이후 양성률이 6.2%에서 13.7%로 상승했으며, 최근 4주간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5월 첫째 주 코로나 감염자 수가 전주 대비 약 28% 증가한 1만42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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