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윈, 영혼의 카타르시스 느꼈다” 오세라비 작가

지난 5월 10일, 2025 션윈예술단 월드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 끝난 뒤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로비에서 만난 오세라비 작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늘 영혼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습니다. 중국의 전통문화 또 고전 무용, 시대별로 특징적인 무용이 굉장히 환상적이었고,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동작의 연속이었습니다.”
오 작가는 “무언극을 몸으로 표현해 내는 예술상이 굉장히 뛰어나다”면서 “오늘 마지막 공연을 이렇게 잘 보게 되어 참 뜻 깊었다”라고 전했다.
중국 고전무용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면서 표현력이 풍부한 예술형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션윈은 수천 년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정련되어 온 중국 고전무용의 원형을 무대 위에 재현하고 있다.
평소 각 나라의 전통 무용을 즐겨본다는 그녀는 “(션윈의 무용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환상적이었다”면서 “몸으로도 충분히 그 서사가 와닿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오 작가가 특히 푹 빠져들었던 작품은 2부 두 번째 작품인 ‘이백’이었다. 예술과 시문학이 눈부시게 번성했던 당 현종의 치세 동안 탄생한 시인 ‘이백’의 이야기를 담은 중국 무용극이다. 달빛 아래 양귀비의 아름다운 춤을 바라보며 이백의 붓끝에서 시가 탄생하는 스토리를 잔잔하게 그렸다.
“현종과 양귀비가 나왔을 때, 양귀비가 얼마나 이쁜지 아주 자세히 봤습니다. (웃음)”
션윈은 무용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음악도 압권이다. 세계 최초로 서양 오케스트라와 중국 고전 악기를 고정 편성한 션윈 오케스트라는 동양의 선율과 서양 관현악의 웅장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 작가는 “연주가 너무나 깔끔해서 CD를 틀어놓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에 진짜로 연주하는지 (오케스트라 박스를) 계속 보게 됐다”면서 “연주가 군더더기 없이 잘 조화가 되어서 좋은 음악과 무용, 좋은 내용까지 한편의 정말 종합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무용, 음악과 함께 관객들을 공연 속에 몰입하게 하는 3D 프로젝션은 무대를 무한히 확장하며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션윈만의 특허이기도 한 무대배경에 오 작가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전 처음 봤어요. 뮤지컬이나 오페라는 무대가 화려하지만, 특수 효과 같은 기술은 없죠. 이곳 과천시민회관은 굉장히 오래된 건물이고, 무대도 그렇게 넓지 않은데도 기술적인 부분으로 정말 이렇게 잘 표현된 부분에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오 작가는 션윈이 다른 공연과 달리 모든 연령층이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션윈은 모든 연령대의 가족이 함께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종합 예술입니다. 요즘 트로트나 아이돌 공연도 많이 가지만, 그건 사실 연령에 한계가 있죠. 특히 아이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 작가는 “요즘 아이들이 아이돌 음악이 많이 빠져 있기 때문에 전통이나 서사, 무용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레파토리 내용 자체가 충실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보면 우리가 몰랐던 5천 년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어 교육적으로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매년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션윈. 오 작가는 “만약 내년 내한 공연이 열리면 어떤 레파토리로 찾아올까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오세라비(본명 이영희)는 대한민국의 작가, 평론가, 사회운동가로 1980년대 여성주의 운동에 참여했으나 환멸을 느껴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오세라비의 말』 등 다수의 저서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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