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김문수·권영세 기싸움…아수라장 된 국민의힘 의총

2025년 05월 09일 오후 4:17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국민의힘은 9일 국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가 참석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의원총회 현장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지도부와 ‘자강론’을 강조한 김문수 후보의 기싸움이 발생해 어두운 분위가 깔렸다.

의원총회의 시작은 화목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김문수 후보와의 신경전을 벌인 것을 인식한 듯 “지난 일주일 동안 우리 후보님과 의원님들 사이에 단일화를 둘러싼 이런저런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오해가 있으면 서로 풀고,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서 단일화를 이루고,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우리 당원과 국민의 기대, 단일화에 대한 강한 열망에 대해 언급하는 과정에서 제가 후보님께 다소 과격한 발언을 내놓은 바가 있다”며 “이 점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후보님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김문수 후보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의원총회 분위기가 어둡게 조성된 것은 김문수 후보의 모두발언이 시작되면서다.

김문수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지금의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주려는 작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런 단일화에 제가 응할 수 있겠나”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그러면서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며 “저 김문수가 나서서 이기겠다. 제가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곧바로 선거 준비에 나서서 당력을 모았다면 오늘날의 지지율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자강론을 피력했다.

그러자 발언을 이어간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유감을 표했다.

권영세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 발언의) 내용은 솔직히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긴 말씀 안 드리겠다.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세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를 질타한 후 그대로 의원총회 현장을 떠났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정회했고 당 지도부는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회 후 “김문수 후보는 지난달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5월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다”며 “전당대회 직후엔 ‘단일화한다’는 약속을 20여 차례 했다. 당원과 의원들의 의견을 지도부가 대신해서 (후보에게) 전달했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 의원총회 현장에 참석했다. 이는 지난 3일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