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국유기업에서 성과급을 절반 삭감했다는 소식이 중국 온라인에 확산됐다.
해당 그룹 부회장이 투신으로 숨졌다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최고의 중앙기업이 그룹 전반적으로 무너지고 성과급이 반토막 났다”는 글과 함께 문서 이미지가 유포됐다.
해당 이미지는 중국철도건설공사(CRCC·중국철건) 내부 통지문을 캡처한 것으로 ‘본사 및 계열사 직원 급여 조정에 관한 통지’라는 소제목과 함께 하단에 회사 직인이 찍혀 있었다.
세부 항목에는 자격증 수당 지급을 중단하고, 월 성과급을 50%만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07년 베이징에 설립된 중국철건은 중국의 여러 국유기업 중에서도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중앙국유기업이다.
건설 및 엔지니어링 분야 기업으로는 2014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한 초대형 국유기업으로 올해 포천지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 43위에 올라 19년 연속 명단에 올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철건은 임원진 성과급을 이미 삭감했으며 현재 대리 등 중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과급 삭감을 확대하고 있다.
중앙국유기업은 기본급 외에도 자격증 수당, 건설 수당, 등급 수당, 고온 보조금(더운 날씨 실외 근무에 따른 보조금), 초과 근무 수당 등 다양한 명목의 수당을 지급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국유기업이 긴축경영에 돌입하면 이러한 수당을 삭감하거나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 그다음에 성과 평가 기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줄인다.
기본급을 지역의 최저임금 수준까지 끌어내리는 것은 최후의 조치다. 그마저도 안 되면 임금 지급을 늦추거나 대량 해고를 단행한다.
현재 중국철건은 성과급만 낮춰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으나 경영상황 악화가 계속될 경우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도 있다.
취업 한파가 심각한 중국에서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상위 10%에 속하는 기업이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금밥통인 중앙국유기업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소식은 중국철건 부회장의 실족사 소문과 맞물려 그 파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시나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28일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며 중국철건 마젠쥔(馬建軍·49) 부회장이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은 최소 열흘 전 발생했으나 실족인지 투신인지, 어느 건물에서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내용들이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도 언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회사 공식 홈페이지의 임직원 명단에서 마젠쥔 부회장의 이름이 최근 삭제됐다.
공교롭게도 지난 2020년 8월에는 회장이었던 천펀젠(陳奮健·당시 58)이 한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천펀젠 회장이 실제로 투신했는지,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사실만 확인하는 짤막한 성명만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