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선 일주일 앞두고 워싱턴서 마무리 연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백악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안정적인 대통령을 원한다면 자신에게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29일(현지시각) 워싱턴DC의 대형 공원인 내셔널 몰 연단에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사실상 마무리 연설인 이날 연설을 통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부적격 후보로 비판하는 한편 자신의 임기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을 알리려 노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불안정하고 복수심과 원한에 사로잡혀 있으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폭도’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유세장이 마련된 내셔널 몰은 백악관을 비롯해 국회의사당, 정부청사와 인접해 있으며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난입 사건 전 지지자들에게 연설한 곳이기도 하다.
대선을 한 주 남겨둔 해리스 측이 이곳을 대규모 유세 장소로 선택한 것은 트럼프를 겨냥한 ‘대선 불복’ 공세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단은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을 테마로 꾸며졌고, 해리스 뒤편으로는 밝은 조명이 비추는 백악관이 보였다. 백악관 입성을 위한 강렬한 열망을 드러내는 무대 연출이었다. 참석 인원은 캠프 측 추산 7만 5천 명이며 에포크타임스 취재진이 집계한 연단 앞 인원은 수천 명 규모로 추산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이 집권하면 “(트럼프 시대의) 페이지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를 강화하고 낙태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의 기득권층과 자신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손가락질하는 것을 멈추고 서로 팔짱을 껴야 한다. 극적인 갈등과 두려움, 분열의 페이지를 넘길 때”라며 “나는 미국의 다음 대통령으로서 그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내 대통령 임기는 (바이든 행정부 때와는) 다를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연설은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층 유권자를 겨냥한 회심의 한 수다. 그녀는 지난 7월 21일 사퇴한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이후 민주당 전당대회를 제외하면 3개월 만에 개최한 최대 규모 군중집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대선을 한 달 앞둔 10월 들어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현재 트럼프에게 오차범위 이내 격차로 밀리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7개 경합주 가운데 해리스는 미시간 한 곳에서만 1%포인트 앞서고 있을 뿐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에서 1% 포인트 뒤처지고 있다. 나머지 3곳인 위스콘신, 네바다, 펜실베이니아는 동률이다.
이날 해리스의 대규모 집회는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시 집회 이틀 만이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 뉴욕 유세에서 해리스를 “(대통령직에) 부적합하다”고 규정하고 “카멀라가 (미국을) 망가뜨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제이컵 버그, T.J 머스카로, 에멜 아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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